앎의 공유/아시아사

경구로 표현한 역사학의 기능과 존재의의

雲靜, 仰天 2018. 5. 5. 08:36

경구로 표현한 역사학의 기능과 존재의의

 
꿀모닝!
 
지나간 과거란 우리에게 무엇일까? 그냥 지나고 나면 그만인 것일까?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혹은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삶과 이어져 있는 현재진행의 그 무엇일까? 인간의 삶에 과거와 현재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일까?
 
어제 어떤 이가 리디아 A. 워드가 쓴 경구를 보내주길래 나도 같은 경구 형식으로 그의 견해를 부분적으로 반박하는 댓글을 몇 개 달았다. 이 댓글들과 예전에 쓴 졸고 한 편을 같이 보낸다. 역사와 역사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좋겠다.
 
“과거가 자꾸 손을 내밀면 단호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과거는 현실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아픔이든 영광이든 말 그대로 과거일 뿐입니다. 삶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고, 당신은 지금 그 과정에 서 있습니다.” ―리디아 A. 워드, 과거로부터 탈출 중에서 

리디아 A. 워드가 위 글처럼 과거를 현재와 단절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아마도 과거의 나쁜 기억과 부정적인 과거로부터 탈출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과거를 아픔이든 영광이든 말 그대로 과거일 뿐이라고 한 것은 너무 나간 오버로 보인다. 그가 과거 무용론으로까지 비약시킨 것은 아마도 그 자신이 역사학자가 아닌데다 기독교 관련 일을 하는 지식인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가 정말 기독교 신앙자라면 아래의 성경구절처럼 성경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려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이사야 43:18)

하지만 과거는 싫든 좋든, 리디아의 말처럼 아픔이든 영광이든 그저 과거에 묻히고 마는 게 아니다. 과거는 쉽게 죽지 않는다.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오히려 현재에 힘을 보태기도 하고 때로 대적하기도 한다. 어떻게 인식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거울이 되기도 하고 작두가 되기도 한다. 즉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공 존한다. 나는 역사학도로서 오히려 과거는 현재와 분리시킬 수 없는 것이라고 본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도 하지만 기억의 동물이기도 하다. 기억기능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인간이 살았던 과거는 현재 우리의 삶 속에 다양한 형태로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서상문. 과거를 잊는 민족은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정유재란이라는 역사를 잊고 붕당정치, 세도정치를 지속한 결과가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게 아닌가?
 
“좋든 나쁘든 부모의 과거 행적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는 자식은 없다. 국가와 민족의 과거가 후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이와 같다.”―서상문. 역사학의 기능을 다시 생각하며 

 

인류사에선 지금까지 역사서에 한 줄이라도 장식한 이들은 수 없이 많다. 위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미국사에서 다대한 업적을 남긴 지도자들이지만 그들이 남긴 궤적은 미국사회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동시에 마르크스, 레닌, 카우츠끼, 베른슈타인, 스탈린 등등 유럽의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지도자들의 행적도 민주주의, 삼권분립, 노예해방, 한국의 신탁통치와 한국전쟁, 냉전, 베트남전쟁, 미소의 전쟁 회피 등등과 함께 그들이 관여한 행적들 중 중요한 것은 오늘날의 현대사회에까지 길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 한국의 경우 일제의 식민통치, 남북분단 및 북한의 침략, 박정희의 비약적인 경제건설 및 독재 등도 우리사회에 길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우리는 싫든 좋든 그 파장 속에 있다.

 

“과거를 기억함으로 해서 오는 상처는 과거를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수많은 재일교포들 및 제주도민들과 이산가족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이유가 70년이 더 지나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일제의 식민통치, 제주4.3사건과 한국전쟁의 과거사 때문이다. 역사학은 과거를 제대로 치유해 현재 우리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기 위해 존재하는 학문으로서 현재문제에 대한 처방전과 같은 것이다.”―서상문. 역사학의 존재와 기능을 다시 생각하며
 
“심지어 ‘어린이’라는 단어 하나에도 언어사, 개념사, 사회사적으로 이 말이 ‘어른’과 대비되면서 만들어지게 된 적지 않은 역사가 내재돼 있다. 지난 세기의 일이다. 그게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다. 역사란 이런 것이다.” ―서상문. 조금 비약하면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역사가 내재돼 있다.
 
“역사학이란 과거를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과거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오늘, 우리를 위해 존재하고 내일, 우리 후손에게까지 길을 예비한다.”―서상문.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오늘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20세기 미국사의 아픈 속살을 예리하게 파헤쳤던 제임스 볼드윈(James Boldwin)이라는 역사가가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 관한 것이 아니다. 아니 과거와는 상관이 없다”고 한 이유다. 그는 역사가 강력한 힘을 갖는 까닭은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를 지배하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 안에 ‘현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근대 이탈리아의 저명한 역사가 크로체(Benedetto Croce)가 모든 역사는 늘 현대사라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http://www.kyongbuk.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598182 

역사와 정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

역사는 과거 사실을 탐구, 평가하지만 역설적으로 과거와는 무관하다. 20세기 미국사의 아픈 속살을 예리하게 파헤쳤던 제임스 볼드윈(James Boldwin)은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 관한 것이 아니다. 아

www.kyongbuk.co.kr

 

이외에도 우리사회엔 “역사는 반복한다”느니 하는 따위의 비과학적인 엉터리 말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넘쳐 난다. 오늘 우연한 계기로 과거 그리고 그와 연동된 역사와 역사학에 대한 대비 되는 두 정의를 동시에 훑어봤다. 지금부터라도 과거와 역사가 어떤 관계에 있고 역사학이 무엇인지 개념적으로 정확하게 알면 좋겠다. 과거의 존재양태와 역사의 작용 내지 역사학의 기능, 역할과 효용을 바르게 이해하는 국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회적, 정치적 대립과 소모적 갈등이 대폭 줄어들 것이다.
 
2018. 5. 5. 08:00
臺灣 嘉義
南華大學 主催 ‘人間佛敎’國際學術大會場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