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한시 一場夏夢

雲靜, 仰天 2017. 8. 16. 17:40

一場夏夢

 

더위가 한 풀 꺾인 일요일입니다. 삼복에 지친 몸을 쉬게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최근 내가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곤하게 잠든 사이 갑작스런 기체 결함으로 중국 북경에까지 갔다가 황급히 인천공항으로 되돌아온 회항사건을 겪자 사는 게 평소와 완전히 다른 느낌이네요. 물론 다른 비행기로 바꿔 타고 다시 북경엔 가긴 했지만, 그러한 황망한 심사 그리고 되돌아온 세상에 대한 푸념을 한시로 적어 봤습니다. 

 

一場夏夢

 

人命在天自嘗悟

在醉中昏困睡間 

近到冥府門檻上

蘇回塵世仍無人

 

 

一場夏夢

 

인명은 재천이란 걸 몸소 겪어봤네.

숙취로 혼곤히 한 숨 자는 사이

저승 문턱에까지 갔다 왔단다.

다시 온 이승, 여전히 사람은 없구나.

 

 

기장은 기체 결함으로 비행기가 회항하고 있다고 안내 방송으로 기내 승객들에게 솔직하게 알려주는 게 맞을까? 아니면 승객의 당황이나 두려움으로 인한 동요를 감안해 알려주지 않는 게 좋을까? 직업의식과 안전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하는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추락 직전에 헬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다행히 나는 그 시각에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전통시대와 달리 현대사회는 사람의 운명이 왕왕 자기의지와 상관없이 전개될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의 범위나 규모도 전통시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큽니다. 隨處作主, 즉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삶과 운명의 주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2017. 8. 5. 19:49

於北京望京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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