丙申年 새해 아침, 대보 호미곶에서 떠날 줄 모르고 홀로 있는 갈매기...
새해 아침 추운 겨울 바닷가에 홀로 앉아 있는 갈매기를 보니 문득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마치 나 자신을 보는 것 같네요. 그런데 가슴 속의 얘기를 다 할 순 없고, 또 하고 싶지도 않군요. 그 대신 눈에 보이는 대상만 간결하게 묘사해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는 일본의 단가인 하이쿠(排句) 한 수를 써봤습니다.
하이쿠란 5.7.5.7.7, 즉 총 31음(소리)의 글자 이내로 짓는 짧은 單歌형식의 와카(和歌)에서 앞 發句인 5.7.5의 소리(7.7의 付句는 생략)에다 매듭말인 키레지(切字) 몇 음을 보태 짓는 시로서 일본인들에게 널리 사랑 받고 있는 대중적인 문학의 한 장르입니다. 발구로만 적을 때 반드시 5.7.5 총 17음으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雲靜도 하이쿠의 형식에 맞게 글자 수를 맞췄습니다. 자연과 사물에 대한 느낌이나 설명하는 걸 최대한으로 생략을 많이 하고(마치 카메라로 사물을 찍는 것처럼) 읽는 이들로 하여금 대상에 대해 느끼고 상상하게 만드는 것을 특징으로 삼고 있습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의미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넌지시 암시하거나 혹은 상상하게 하는 여백의 미와 상상의 미를 중요시합니다.
冬の鷗
冬鷗
孤影悽然に
獨り鳴く
겨울 갈매기
겨울 갈매기
외로이 悽然하게
홀로 운다
2016. 1. 10. 16:13
포항발 서울행 KTX 열차안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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