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짧은 글, 긴 생각

서상문의 돈에 관한 단상

雲靜, 仰天 2014. 8. 17. 11:15

돈이란 뭔가?

먼저 흔히 접할 수 있는 돈에 관한 속담 및 금언들을 보고 얘기해봅시다.

 

1. 돈을 너무 가까이 하지 마라. 돈에 눈이 멀어진다. 돈을 너무 멀리 하지 마라. 처 자식이 천대 받는다.

    -탈무드
2. 여자는 돈 없는 남자보다 남자 없는 돈을 더 좋아한다. -그리스
3. 돈이 말하면 진실이 침묵한다. -로마

4. 돈을 받으면 자유를 잃는다. -독일
5. 가벼운 주머니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영국
6. 돈이 없으면 사람도 아니다. -이탈리아
7. 남자는 돈이 생기면 나쁘게 변하고, 여자는 나쁘게 변하면 돈이 생긴다. -중국
8. 지옥으로 굴러 떨어져도 돈만 있으면 살아 나온다. -일본
9. 돈은 귀신에게 맷돌을 갈게 한다. -한국
10. 돈은 최선의 하인이자 최악의 주인이다. -베이컨
11. 인간은 금화를 먹고사는 돼지다. 금화를 던져주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 -나폴레옹
12. '신을 위하여'가 '돈을 위하여'로 바뀌었다. 돈이 최고의 권력이 되었다. -니체-
13. 돈이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은 돈을 숭배한다. -맑스
14. 돈은 사랑보다도 더 인간을 바보로 만든다. -글래드스턴
15. 돈은 남자의 한 부분이다. 돈이 있으면 그 남자도 사랑하게 된다. -에바 페론
16. 돈에 봉사하는 자는 스스로의 노예의 노예이다.  -15세기 무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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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금언들을 접하면서 이 참에 雲靜의 돈에 관한 평소 관념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습니다.

1. 돈은 돌고 돈다고 이름 붙여진 것이니 사람의 혈액 처럼 몸 곳곳으로 골고루 돌지 않고 한 곳에 고이면 죽는다. 인간도 죽고, 사회도 죽는다.-서상문

2. 돈은 쓰기에 따라 신이 되기도 하고 악마가 되기도 한다.-서상문

3. 돈, 돈, 돈 하지 말라, 돈 타령에 자신이 돌아 버린다. -서상문

4. 마음의 눈이 없는 자에겐 돈은 눈이 있지만, 마음의 눈이 있는 자에겐 돈은 눈이 먼다. -서상문

5. 옛날부터 돈이 좋다고 대놓고 말하는 중국인들의 솔직함은 배우되 돈이라면 악행이든 뭐든 서슴치 않는 그들의 배금주의는 멀리 해야 한다. -서상문

6. 남들 앞에선 돈과 초연한듯 말하면서도 뒤에선 돈을 위해 목숨 거는 한국인들의 가식적 이중성은 건강한 사회로 가지 못하게 하는 정신적, 사회적 장애다. -서상문

7. '황금 보기를 돌 같이 보라'는 옛 말은 돈을 어떻게 벌고 쓰는 가에 따라 반쯤은 맞고 반쯤은 맞지 않는 금언이다. -서상문

8. 돈이 신의 자리를 밀어내고 '최고의 권력이 되었다'고 선언한 니체가 몰랐던 게 있다. 기독교가 천년을 지배했던 중세 때 이미 돈은 사제들의 또 다른 신이었다는 사실을! -서상문

9. '돈이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은 돈을 숭배한다'고 인간의 물신성을 비판한 맑스가 예측하지 못한 게 있다. 인간이 돈을 지배하고, 돈이 인간을 숭배해 북구에서 인간중심적 복지사회가 만들어질지는! -서상문

10. '돈이 있으면 그 남자도 사랑하게 된다'고 한 에바 페론의 말은 그녀 자신의 솔직한 속내일뿐, 범여성에 대한 모독이다. 아르헨티나 현대사의 비극은 그런 생각에서 발아한 것이다.-서상문

11. 27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아그룹 회장과 결혼한 미모의 아나운서는 그 회장이 돈 많은 재벌 총수가 아니라 평범한 샐러리맨이자 중년의 이혼남이었더라면 그에게서 '아버지 같은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 -서상문

12. 성실한 땀과 정직한 노력, 선한 근면과 돈은 별개의 문제라는 게 현대 자본주의의 최대 비극이다. -서상문

13. 돈과 인격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게 인간의 원천적인 비극의 둔덕이다. -서상문

14. 돈은 절제 없이 벌 대상이 아니라 정직하게 사귀어야 할 친구다. -서상문

15. 천사의 모습으로 오는 돈 막지 말고, 사탄의 모습으로 가는 돈 잡지 말라. -서상문

16. 인류의 역사는 자연과 도덕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간이 지배하는 사회로, 인간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돈이 지배하는 사회로 퇴화해왔다. -서상문

17. 현대 사회에서 돈의 횡포와 폭력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는 건 정치이며, 최대한으로 막을 수 있는 건 인간의 양심과 윤리다. -서상문

18. 결혼 시장에 장보러 온 선남선녀들이여, 배우자를 골라야 한다면 돈이 있는지를 보지 말고 돈에 관한 상대의 생각을 알아라. 지금 주머니가 두둑하고, 미래에 돈에 짓눌릴 사람 보다 지금은 주머니가 가볍지만 미래에 돈과 친구가 될 수 있는 인품과 철학이 갖춰져 있는지 보라. -서상문

19. 돈은 사랑의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돈만으로는 사랑의 열매는 맺어지지 않는다. -서상문

20. 부모들이여, 돈으로 자식을 가르치고, 돈으로 마음을 움직이려고 하지 말고, 함께 대화하고, 같이 추억할 수 있는 따스함과 온화함으로 가르치고 움직여라. -서상문

21. 부모가 어떻게 돈을 대하는가가 그걸 보고 자라는 자식이 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는 출발점이다.-서상문

22.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쓰라"는 돈의 금언은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 차선이다. 최선은 정승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쓰는 것이다. -서상문

23. 없는 이들의 가난을 목 졸라 벌어 들인 돈으로 자선인양 치장하는 부도덕한 부자들의 기부 보다 정직하게 벌어 불우한 사람들을 도우는 보통 사람들의 자선이 더 위대하다. -서상문

24. 조지 소로스와 이건희가 돈 많은 부자라면, 설악산에서 40여 년간 무거운 짐을 정상까지 날라다 버는 피 같은 돈으로 불우한 이들을 도우는 임기종씨는 돈 없는 성자다. -서상문

25. 설악산의 돈 없는 성자 임기종 보다 이건희가 더 존경 받는 인물이라는 게 지금 우리 사회가 건강성을 잃고 있다는 표증이다. -서상문

26. 단지 돈 많은 재벌이라는 이유로 삼성을 욕하는 것도 문제지만, 욕하면서도 저마다 월급 많이 주는 삼성에 취직하려는 대학생들의 이중성이 기성세대들에겐 청년들의 기백이 창백하다는 걸 느끼게 만든다. -서상문

27. 역사가 돈을 쫓아 만들어진 듯이 보여도 세상과 역사를 바꾸는 힘은 돈이 아니라 돈을 만드는 영혼 있는 인간이다. -서상문

28. 찢어지게 가난했던 맑스는 부자들을 적대시했지만 부자 친구 엥겔스의 돈이 없었다면 자신의 사상이 펼쳐지지 않을 수 있었다는 걸 알고 죽었을까? -서상문

29. 돈은 중용이어야 한다. 중용은 어정쩡한 중간이 아니라 아껴야 할 땐 스크루지처럼 구두쇠가 되지만, 써야 할 땐 알렉산더 대왕처럼 과단성 있게 거금도 미련 없이 써는 것에 있다. -서상문

30. 돈이 써서 없어지는 운명을 갖고 있다고 해서 돈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계획 없이 무턱대고 쓰면 돈에 대한 크나큰 결례다. -서상문

31. 아끼지 말고 돈을 써야 할 곳은 첫째가 건강이요, 둘째가 가족과 부모형제요, 셋째가 배움이요, 넷째가 불우한 이들이요, 다섯째가 어진 벗을 사귀는 것이다. -서상문

32. 친구들이여, 나 돈 없다. 그렇지만 나 돈과 알콩달콩 친구는 될 수 있다. -서상문

평생을 시장 바닥에서, 나중에 늙어서까지도 중풍 맞은 몸을 끌다시피 하면서 시장 바닥 좌판에서 드시고 싶은 거 마음 놓고 못 드시면서 번 구렁이 알 같은 내 모친 돈 빌려가서 종적을 감춘 친구, 선배, 몇몇 이웃들이여, 이제 내 어머니께서도 돌아가셨고, 그 배은망덕을 다 용서했으니 그만 내 앞에 나타나세요. 세월이 많이 지났습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숨어서 살겁니까? -서상문


2014. 8. 17. 11:14
구파발 寓居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