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짧은 글, 긴 생각

시인, 종교인, 지식인은 잠수함 속의 토끼여야 한다

雲靜, 仰天 2014. 9. 9. 21:58

시인, 종교인, 지식인은 잠수함 속의 토끼여야 한다

 

서상문(환동해 미래연구원 원장)

 

시인, 종교인과 지식인은 잠수함 속의 토끼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요즘은 과학 기기가 토끼를 대신하지만 잠수함이 처음 나왔던 제1차세계대전 후 한 동안은 토끼가 해저 함내의 산소가 고갈되는지를 감지하는 역할을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람 보다 토끼가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종교성직자들은 뭇사람들에게 "마음을 비워라", "집착을 끊어라"라고 점잖게 설교할뿐, 고통받는 이들의 그 고통을 잉태시킨 사회적 환경과 조건들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내 자식이 고통속에 억울하게 죽는다면, 또 그 신 마저 찾지 않는다면 종교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쉽게 마음을 비울 수 있을까요? 그 악마 같은 환경과 조건들이 보란듯이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말입니다.

 

종교인이라면, 시인이라면, 지식인이라면 잠수함 속의 토끼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세속에서 저만치 떨어져 고고하게 있을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사회 속으로 깊이 들어와야 할 이유입니다. 세상은 자신이 대하는 것에 따라 상황이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2014. 9. 4.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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