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고비사막 기억, 자민우드 1994

雲靜, 仰天 2024. 12. 17. 06:51

고비사막 기억, 자민우드 1994


사람들은 말한다.  
사막은 모래뿐인 황량한 곳이라고,  
아무 것도 없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그곳엔 해와 달, 별과 비바람, 눈이 있고,
낮엔 보슬비 뒤에 무지개가 걸리며
밤에는 주먹만 한 별들이 총총 숨을 쉬고,
5만 종의 생명들이 모래결 위에 숨 쉬고 있다고.

그곳엔 무엇보다
시간 속에 멈춘 한 소녀가 산다.  
1994년 6월 10일 해거름녘,  
몽골 국경의 작은 마을 자민우드(Замын-Үүд).  
고비사막 기차역,  
차를 팔던 소녀의 눈빛이
내 가슴 속에 낮달처럼 떠 있다.  
그 소녀는 지금도 차를 팔고 있을까?

모래뿐이라는 선입견이 사막을 말리고,  
황량하다는 편견이 생명을 지운다.  
아무 것도 없다고 믿는 마음이  
정말 아무 것도 없게 만든다.

나는 이제 알 것 같다.  
무지개를 보려면 먼저 비를 믿어야 한다는 걸.

오늘도 낙타 떼가 초원으로 향하길 바란다.  
지금도 나는, 그 소녀가
그곳에서 차를 팔고 있길 기도한다.

2024. 12. 17. 06:53.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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