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인생 정답–허무와 농담 사이

雲靜, 仰天 2024. 12. 5. 07:29

인생 정답–허무와 농담 사이



사는 게 정답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 정답은 있다.
단지 정형화된 형식 속에 있지 않고
어디에나 숨어 있으면서도
좀처럼 잡히지 않을 뿐이다.

답은 욕망의 이전투구 속에서
고개를 들기도 하고,
능청스런 시궁창 속에 있기도 한다.
도적질의 손끝에도,
푸른 하늘의 구름에도 스쳐간다.

노인의 틀니에도 지혜가 남아 있고,
봄날 산들바람에도 삶이 지나간다.
정답이란 그렇게 역설 속에 몸을 감춘 채,
그때그때 인간군상 속에서 표정을 바꾼다.

철학은 답을 논하지만,
거울 속 얼굴조차
자신의 표정을 완전히 알지 못한다.
답은 이미 그 안에서 늘 우릴 비웃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업보라 부른다.
공업(共業)은 홀로 핀 들꽃이 아니라,
서로 얽히고 설킨 칡넝쿨과 같다.
그 뿌리를 끊어내야 비로소
달이 달로, 해가 해로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정말 인생에는
붕어빵 같은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답마저 제멋대로 구워져 나오는 세상,
불균질성 속에서
비로소 삶은 맛을 가진다.

2017. 5. 24. 07:37.
구파발 寓居에서
雲靜

* 어느 지인이 보내준 박웅현의 시 <여덟 단어>를 읽고 쓰다.

제1회 작품개인전(2022년 9월)에 출품한 작품 '가을 바다'(김헌식 서영희 부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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