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없는 가을에
올해 여름은 숨이 턱턱 막혔다.
흙과 산이 장작불처럼 타들고,
돌과 쇠가 녹아 흥건히 흘러내렸다.
낮의 태양은 아직 성깔을 부리고,
거실 화초들이 몸을 웅크린다.
사내라고 한껏 소리치던 숫매미들,
그 뜨거운 구애도 끝났다.
적막한 들판엔 짝 대신 서리가 앉았다.
이젠 여름에서 겨울로 곧장 달린다.
가을을 건너뛴 이 계절은
우리 스스로 친 긴 덫의 그림자다.
강대국이 바꾸지 않는 한
개인 혼자선 백 번 깨쳐봐야
손끝 하나 바꿀 수 없다.
인간 共業의 과보,
지구가 무너져 내려야
그제서야 정신 차릴까?
2024. 9. 28. 07:00.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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