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화사한 봄날
천지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보면 흐르는 시간이 못내 아쉬워
나도 모르게 와락 눈물이 쏟아집니다.
뙤약볕 여름날
쩌렁대는 매미 소릴 들으면 까닭 없이 소싯적 친구들이 생각나
하염없이 눈물이 납니다.
고즈넉한 가을날
석양을 등진 억새풀을 보면 산다는 게 고마워 참으려고 애써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동토의 겨울날
처마 밑 꽝꽝 언 고드름을 보면 이 우주의 아름다움에 못 이겨
푼수 없이 막 울어 제낍니다.
눈물이 마를 날 없는 이 사내는 사시사철 눈물로 살아서
늘 가슴이 촉촉하고 때론 먹먹합니다.
눈물 나는 눈으로 세상을 보면 용서하지 못할 게 없습니다.
눈물 나는 맘으로 인간을 보면 측은치 않는 이가 없습니다.
인생이 본시 울며 태어나 눈물 흘리다 가는 거란 걸 알면
인간사 본면목이 보이고 세상에 욕심낼 게 없지요.
2012. 11. 27
雲靜
한 친구가 인생이 원래 그런 거려니 하고 살라는 어느 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는 소릴 듣고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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