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사회 참여활동

굶어보셨나요?

雲靜, 仰天 2024. 8. 12. 06:46

굶어보셨나요?


굶어보셨는가요?
뱃가죽이 등짝에 붙고, 피골이 상접하고, 온 몸에 힘이 빠지고 현기증이 나서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굶어 봤나요? 예 굶어봤다고요? 그러면 아실 수 있겠네요! 그래서 어떻게 사셨나요?

나도 한 때 굶어 본 적이 있지만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아프리카 아동들이 겪는 그런 굶주림과 결코 같은 것이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굶게 된 배경과 조건, 그리고 배고픔의 정도 차이는 달랐어도 그 고통 자체는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시절 나는 세상의 그 어떤 고통 보다 배고픔 만큼 처참하고 고통스런 고통은 없다는 걸 체험한 바 있다.

그런데 어른이 아니라 이제 열 살도 되지 않은 아동들이 먹을 게 없어 길가의 야생풀을 끊인 음식이랄 수 없는 “풀죽”으로 연명을 해오고 있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저께 우연히 인터넷상에서 아래 장면들이 보이는 동영상(월드비전에서 제작한 것인데 캡처는 불가능하게 돼 있음)을 보게 됐다. 아프리카 대륙에 굶는 아동들이 이 아이들 뿐이겠는가? 동영상을 보는 중에 평소처럼 또 한 번 혼자만의 넋두리로 끝날 아무 소용 없는 분노와 함께 눈물이 앞을 가려 한 번엔 다 볼 수가 없었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잘 산다지만 외면하거나 아니면 기아 구제 한답시고 돈 몇 푼에 생색만 내고 있는 강대국들은 뭘 하고 있는가? 이런 처참한 상황을 보고도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남말 할 거 없다. 나는 당장 뭔가를 하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십 수년 간 해오다가 퇴직하면서 중단해놓았던 해외 아동들에 대한 지원을 재개하기로 했다. 한국에선 얼마 안 되는 푼돈일진 몰라도 그들 3남매에겐 달포는 굶지 않고 살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내가 과거 에티오피아와 미얀마 아동들에게 지원해봐서 잘 알고 하는 소리다. 미약하지만 새롭게 다시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였다.

선행을 자랑하느냐고? 무슨 그리 크게 도와준다고 떠벌리고 하겠는가? 한 손이 하는 선행을 다른 한 손이 모르도록 하라는 말씀이 있지만 어떤 측면에서 보면 그 말은 전적으로 옳은 건 아니다. 겸손하되 교만이나 우월의식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는 가르침이겠지만 선행의 동기 유발 및 확산이라는 측면에서는 선행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촌의 실상 소개, 정보 공유, 그게 계기가 돼 선행이 확산될 수도 있는 이타행의 공공성과 확장성을 생각해보자는 동기에서 자랑 아닌 "자랑"을 하는 것이다.

여행 중에는 안전과 에너지 보충을 위해 잘 먹어야 되지만 오늘 아침엔 마음대로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입에 넣더라도 잘 씹히지도 않을 것 같고 즐겁지는 않겠다.

2024. 8. 12. 06:06
타이뻬이 久居棧旅店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