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려 기간
격한 부부싸움 끝에 헤어지기로 하고선
떠날 때까지 서로 말없이 지낸다.
그런데 혼자서 밥을 먹다가도,
길을 가다가도,
언뜻언뜻 얼굴이 떠오르고
사는 동안 해준 게 없었다는 생각이 들면,
이별 후 혼자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면,
헤어질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생각이 깊지 못해서 생긴 갈등
한 면만 고집한 탓이기도 하다.
솟구치는 분노에 휘둘리지 말고,
눈과 귀가 없는 감정에 끄둘리지 말고,
마음속에 흐르는 잠재의식을 들어야 한다.
헤어지자는 말도,
한 면만 보고 내뱉은 말일 수 있으니.
물결처럼 일었다 없어지는 게 감정이리니,
잔물결들이 서너 번은 지나간 뒤에야
이별을 입에 올릴 일이다.
2024. 3. 13. 14:11.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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