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작정하고 들이킨 술,
꾸역꾸역 삼킨 세상의 찌꺼기들.
끝내 위벽을 긁으며 솟구치는 신물,
혼백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구토는 사르트르만 하는 게 아니다.
임신부의 전유물도 아니다.
게슴츠레한 불빛 아래
온갖 꾼들이 수작을 벌이는 음모의 밤
동이 트기 전엔 어둠은 요지부동,
세상은 여전히 잘만 굴러간다.
인간사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사내 하나,
혼자 부조리를 토해낸다.
그의 등 뒤로 흩날리는 앵커의 목소리
“초속 80미터의 강풍이
다시 불어 닥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세상은 또 돌아간다.
2024. 1. 30. 16:51.
북한산 清勝齋에서
雲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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