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수도 서울
죽지 못해 연명하는 듯한 한 노파
치렁치렁 길게 자란 백발에 여든은 돼 보인다.
등이 굽어 상체가 다리에 붙다시피 한 채
봇짐들을 힘겹게 끌면서 전철을 타는데
못 보고 지나치는 이들이 태반이다.
봐도 대수롭지 않게 무심히 지나간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이 나라에
지하철에서 자주 접하는 광경이다.
걸핏하면 인정미 자랑하는 한국 땅에서
안타까움에 뒤따라가서 짐을 들어주려하자
돌아보지도 않고 툭 뿌리친다.
원망 어린 적대감? 아니면 자존의식?
어디를 저렇게 힘들게 가시는 걸까?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참이나 지켜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속수무책의 무력감을 절감하는 일밖에 없다.
열차가 간 뒤에도 한참이나 우두커니 서 있다.
풍이 와서 절뚝거리며 짐 끌고 다니신 울엄마···.
전철이 몇 대나 구슬피 울며 지나가고 있다.
2023. 2. 22. 오후
4호선 충무로 전철역에서
雲静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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