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오줄없는 소망

雲靜, 仰天 2023. 12. 8. 11:59

오줄없는 소망



내 아파트값이 15년 새 배로 올랐다. 7억 4천에 분양받은 집이 이제는 15억이란다. 벽은 예전 그대로인데, 숫자만 부풀었다. 원금과 대출금, 이자를 모두 빼고도 이익이 남는다니 놀랍고도 어쩐지 불편하다.

15년을 살고도 몇억을 거머쥔다면, 무언가 잘못된 셈법 아닐까? 내 손으로 지은 것도 아닌데, 잠자는 사이 벽 속에서 돈이 자란다? 샐러리맨의 봉급으로는 평생 모을 수 없는 돈이, 현주소지에서 조용히 불어나고 있다.

아파트값은 매달 내는 이자만큼만 오르면 충분하다. 오히려 보합세로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올핸 다행히 집값이 더는 오르지 않았다. 마치 들뜬 공기가 잠시 식은 것처럼.

투기가 사라지고, 사람 사는 세상이 다시 숨을 고르길 바란다. 그까짓 뜬구름 같은 재산이 부풀어 오르는 일보다, 사회가 제 자리를 되찾는 게 더 소중하다.

오줄없이, 나는 그런 소망을 품고 산다. 누군가 “혼자 깨끗한 척한다”고 말해도 그래도 이 마음으로 사는 편이 조금은 가볍다. 내 마음속 기울어진 저울이 잠시라도 평형을 찾는 듯해서.

2021. 5. 3. 11:08.
북한산 淸勝齋에서
우연히 아파트값 시세를 보고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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