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꿈
매파 말만 듣고서
양가 어른들 뜻에 따라 정해진 혼사
맞선도 없이 사진 속 꽃미남에 끌려
꽃다운 스물두 살에 시집오신 우리 엄니
신혼 호시절도 잠시,
이내 시장좌판에 나앉으셨다.
한창 고운 나이,
파마도 해보고 싶고,
분 바르고 이쁜 브로치 단 치마 저고리에
양산 쓰고 봄나들이도 가고 싶었지만
자식들 먹여 살리느라 꿈도 못 꾸셨네.
아들이 유학하던 나라엔,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다 하셨죠.
둘째가 박사 따서 잘 되는 걸 보고 싶었어도,
평생 장만 떠돌다 풍 맞아 반신불수 되고
몹쓸 치매까지 와서 허사가 되었네.
노총각 아들 곁에 시집온 며느리 손잡고
힘겹게, 힘겹게 겨우 한 마디
“곱다!”
이승에서의 마지막 말씀이었네.
겨울 진눈깨비 흩날리는 텅 빈 장터,
되살릴 수 없는 엄마의 꿈.
아— 그 세월이 한스럽구나.
아, 내 어머니의 꿈이여!
2023. 12. 8. 04:34.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