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추동호 친구의 넋을 기리며
산다는 것은 분명 은혜로운 일이지만
고독을 벗 삼아 숱한 밤을 홀로 지샜을 님아
자주 함께 해주지 못해서 죄스럽네.
한때 기품이 가을날 서리 같이 정갈했었지
심성이 여름날 흰 구름처럼 맑았던 친구야
이 화려한 봄날 목련꽃과 함께 떨어졌구나.
달이 자신의 고적함으로 밤을 지킬 때
무연고의 빈소는 그대의 후덕함으로 채워졌네
혼자 가는 길이지만 결코 외롭지 않을 걸세.
천성이 고결했던 나의 친구여 잘 가라!
그대와 같이한 찰나의 세월,
우린 잠시 떠 있던 덧없는 낮달을 보았노라
그렇제? 소싯적 친우 동호야
애잔한 그 눈빛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걸세
이승에서의 고뇌를 다 내려놓고 편히 쉬시게!
2023. 4. 12. 16:23
초등, 중고등 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를 먼저 보내고 오는 포항발 서울행 KTX열차 안에서
雲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