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사랑

雲靜, 仰天 2022. 2. 8. 09:36

사랑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게 맞아요?”
이따금씩 은근슬쩍 투정 부리는 아내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난 'I love you'를 입에 달고 사는 양키가 아니거든!”
“꼭 사랑한다고 말해야만 사랑하는 줄 아나?”
“사랑은 사랑한다는 말이 다가 아녀!”
 
연일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엄동설한
베란다에 널린 아내의 옷들이 으스스 떨고 있다
돌연 떠오르는 얼굴
몽땅 거둬서 따뜻한 아랫목 이불 속에 넣는다
밖에서 일하는 그가 한파에 몸이 얼면 안 되지
몸이 얼면 마음도 얼어버릴건데······.
 
2022. 2. 8. 09:32
구파발 우거 거실에서 착상
국회의사당역행 전철 안에서
雲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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