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不垢不淨

雲靜, 仰天 2022. 3. 27. 10:27

不垢不淨


술 취해 인사불성 된 직장 동료가 토한다
노래방 안락의자에 기대어 누운 채
쿨럭 쿨럭, 쿨럭 쿨럭
가슴팍으로 용암처럼 꾸역꾸역 나오는 토사물
초겨울 한기 도는 실내에서 모락모락 김이 났다
바로 윗도리를 벗어 두 손으로 쓸어 담았다.
 
토해낸 음식물이 더럽고 역하지 않냐고?
그러기 불과 두 시간 전 우리가
함께 맛있게 먹은 술과 음식이었다네
그 자체로는 더러워할 것도,
깨듯하달 것도 없지
찰나에도 생각은 오만 가지라 실체가 없는 걸

2022. 3. 27. 10:11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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