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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예비후보의 시대역행적인 대선 공약 : "남북한 대학생교류 추진!"

雲靜, 仰天 2021. 9. 13. 04:13

추미애 예비후보의 시대역행적인 대선 공약 : "남북한 대학생교류 추진!"

 
어제는 내가 주관하는 환동해미래연구원의 인문학 수강자들의 단톡방에 추미애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는 아래의 유튜브 방송을 올리면서 나의 코멘트도 같이 올렸다. 
 
 

"나는 원래 추미애라는 정치인을 믿기는커녕 거의 혐오하는 정도인데, 또 다시 정말 믿기지가 않게 대통령 후보로 나온 이가 이런 공약을 내걸고 있으니까요!"
 
그랬더니 평소 가까이 지내는 한 후배가 내가 올린 위 유투브 방송과 코멘트를 보고선 아래처럼 나에게 질문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게 어떤 점이 잘못된 건지 궁금합니다. 
1. 추미애 전장관이 왜 이런 공약을 내었는지, 그 분의 얘기를 들어본 내용의 팩트인지요?
2. 김일성대학에 입학하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요?
3. 김일성대학에 입학하는 게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어떤 해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문득 궁금해서 질문 드립니다."
 
위 질문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은 다소 긴 답글을 올렸다. 꼭 이 후배의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여타 국민들도 이 공약의 국민 기만성 그리고 이 공약이 어느 정도로 남북한의 실상을 모르는 무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바쁜 시간을 쪼개 답을 길게 썼다. 민주당 대권후보 경선에 나올 정도의 지도자라는 사람이 현실을 도외시한 채 관념적이고 이상적인 생각만으로 대북 정책을 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산 증거다. 일독을 권한다.
 
 
머리 좋은 YS가 정말 몰라서 하는 질문일까요?(YS는 후배의 영문 이니셜)
 
추미애 후보가 직접 밝힌 공약입니다. (이미 뉴스로도 보도된 바 있음) 공약의 주요 내용은 남북한 대학생들을 서로 교환해서 각기 북한과 남한의 대학에서 공부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아래 보도를 보세요.
 
http://www.globa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232 

'신세대 평화'···추미애의 공약, "김일성대학 교환학생 추진" - 글로벌E

X세대, Y세대, Z세대, MZ세대도 아니다. 신세대다.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9일 자신의 대선 공약 2호로 ‘신세대 평화’를 내걸었다.“신세대 평화는 한반도의 번영을

www.globale.co.kr

 
그런데 학문적 자유, 정치적 자유, 사상적 자유가 없는 북한의 대학에 가서 우리 학생들이 과연 뭘 배울 수 있을까요? 우리가 지난 군사정권 시절 때 교련과 국민윤리 등등을 통해 독재체제의 합리화, 체제순응적인 인간형으로 키워졌듯이 말입니다. (설마 이것을 찬성하지는 않겠죠?)
 
북한의 대학에서는 아직도 주체사상, 선군사상,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김일성가의 3대 세습을 정당화, 합리화하는 교육이 일방적으로 주입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정치사상교육 중에 “반동사상배격법”이란 걸 제정해서 남한의 TV, 드라마, 영화, 노래까지 못 보고 못 듣게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남한사회의 일상적 어투(젊은 부부 사이에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 등등)까지도 못쓰게 합니다.
 
그런데 교육의 자유주의, 선진성, 과학성(교육과 연구의 질과 창조성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최대화됨)을 배우고 누리기는커녕 그 전에 무슨 자율적 삶이 보장되겠는가? 또 설령 이 점에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교육적으로 폐쇄적이며, 학문이 철저하게 김일성가의 독재체제 이념과 권위에 종속돼 있는 김일성대학 및 김책공대 따위의 북한 대학에서 유학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선진 학문과 과학기술을 배울 수 있을까요?
 
북한은 중국만큼도 개방되어 있지 않고 있고, 사상적으로도 경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유학으로 거둘 수 있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대단히 회의적입니다. 적어도 중국에 청년들을 유학 보내면 선진기술은 배울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 대학생들이 중국 전래의 文史哲 등 전통적인 인문학 정도는 그런대로 얻고 배울 것이 없지 않죠.
 
하지만 북한은 1945년 이후의 것들, 특히 신격화되고 날조로 점철된 김일성의 생장 신화, “솔방울 폭탄” 운운하는 만화 같은 김일성의 항일투쟁사를 지겹도록 듣게 되고, 북침으로 왜곡 날조해놓은 6·25 한국전쟁, 시대착오적인 주체사상 등만 집중해서 가르치는데(그 이전 북한에 남아 있는 우리의 전통사상이나 역사 같은 것들은 전부 유물론적 마르크스사상과 주체사상에 끼워 맞춰 해석하고 가르치고 있음) 무얼 배울 수 있을까요?
 
정치, 사회, 경제 체제가 다른 불균등한 두 체제하의 학생교류는 교육적 성과도 기대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여타 부작용만 가중될 것입니다. (지금 대만과 중국이 학생교류를 시행해오고 있는데 대량의 중국학생들이 대만에서 유학하면서 각종 스파이 공작, 문화공작으로 일어나는 문제들을 보면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참고할 수 있음)
 
무엇 보다 예측이 불가능한 북한의 정치와 국가지도자의 불안정성 혹은 우발성으로 인해 유사시 우리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지난 세기 1980년대, 임수경이라는 철딱서니 없던 여대생이 좌경화 된 학생운동권에서 몰래 기획해서 북한에 잠입해 들어갔지만 김일성과 김정일 체제에 이용만 당했지 그들이 남북한 교류 발전에 도대체 무슨 보탬이 되었던가요? 북한은 스포츠 선수든, 가수 등 예술인이든, 학생이든 철저하게 북한노동당에서 통제하는 선에서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추미애는 공약에서 “한반도 청년 정상회담”이라는 걸 열겠다고 하는데, 이는 또 다시 학생들을 정치화 하겠다는 것입니다. 과연 학생들을 학업에 전념하도록 놔두지 않고 또 다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이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학생운동권 출신이 학문연마나 경제행위 같은 사회화 과정 및 경험도 겪지 않고 바로 정치인이 됨으로써 인간사를 모두 이념적, 도덕적 잣대로만 재단하는 균형감각이 결여된 편향적인 “정치꾼”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베트남전쟁 반대를 부르짖다가 시들해진 미국, 유럽의 구미국가에도 없고, 1965년 안보투쟁 이후 “운동권 학생”이 완전히 종적을 감춘 일본에도 없는 현상입니다.
 
중국이 한국과 북한을 단계적으로 “중국화”(경제적 시장을 미끼로 문화적, 정치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최대화해서 “준 속국”)하려는 저의를 가지고 각종 공작(스파이 활동, 각종 산업기술 절취 및 도용)과 침투(공자학원이 주축이 돼 중국문화 전파, 한국문화 왜곡, 집권 세력에 각종 선거자금 지원 등등)을 해오고 있는 마당에 북한대학생들의 대남 공작까지 곁들어져 사회적, 정치적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또 다른 갈등만 조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의 남한사회만 해도 충분히 복잡하고 정치, 사회 문제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국가가 이것들만 해결하려고 해도 힘에 부침)
 
현재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들 중에 북한공작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없지 않고, 심지어 국회 내에서도 일부 국회의원들이 북한정책에 스스로 종속되는 언행을 하고 있는 한심한 상황에서 북한학생들이 남한에서의 각종 사회적 괴리, 북한의 지령을 받는 정치적 암약 내지 공작으로 인해 또 다른 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지금 국내 중국 유학생들의 예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북한에서 김일성대학이나 김책공대를 들어갈 정도라면 이른바 “당성”이 좋은 가정의 부유한 집안 자제들입니다. 추미애 후보의 공약대로 남북대학생 교류가 이뤄지면 북한에서 남한 대학에 보내지는 대학생들도 모두 이런 당 성분이 좋은 학생들일 것인데, 이들이 과연 남한의 대학에 다니면서 남한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다며 북한을 개방하라고 비판할 것 같나요? 이들은 시종일관 부모들이 있고 부모들의 기득권이 보호되는 북한체제를 위해 북한의 지령을 받들어 남한사회에 반하는 여러 가지 공작을 할 것입니다. 아직도 북한은 남한을 적화통일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그 강령을 조선노동당의 정당에서 지우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이며, 그들을 순수한 학생으로 믿을 수 있을까요?
 
이외에도 여러 가지 폐해와 실제 사례들을 들 수 있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시간 관계상 일일이 다 적어서 설명할 수가 없네요. 나머지는 본인이 직접 자료나 뉴스를 찾아보고, 생각해 보세요. 그게 살아 있는 공부입니다!
 
결론은 추미애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내건 학생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그런 식의 정치적인 학생교류 정책보다는 먼저 비핵화 약속을 실천해서 북한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선적입니다. 남한정부가 마음에 안 든다고, 자기들 의도대로 따라 주지 않는다고 남북 간 합의하에 쌓아올린 개성공단을 그렇게 말 한마디로 폭파시키는데 YS는 과연 그들의 말을 믿을 수가 있나요?
 
이뿐만 아니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우리의 젊은이들이 희생된,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도발을 자행해놓고도 뻔뻔스럽게 평양은 사과 한 번 제대로 한 바 없습니다. 그럼에도 YS는 남북한 간에 정상적으로, 이성적으로 정치가 작동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보나요? 나아가 조약을 통한 평화체제가 정착되기 전에는 양쪽의 학생교류는 시기상조로서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통일이 대박”이라 하더라도, 정권 연장에 눈이 멀었다 하더라도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하는 건 해선 안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추미애의 이 공약은 그가 후보로 결정되지 않아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다른 후보가 국민들에게 내세울 대선 공약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실제로 그들이 정권을 다시 잡으면 이것을 북한정권과의 접촉이나 공모할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우리 청년들을 얼마나 더 희생시켜야 만족할 것이란 말인가요!
 
2021. 9. 13. 03:53
북한산 清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