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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4명의 생명을 구한 의인 차길환

雲靜, 仰天 2021. 4. 7. 14:44

목숨 걸고 4명의 생명을 구한 의인 차길환 

 

요즘 같이 자신 밖에 모르는 극도의 이기주의가 횡행하는 세상에 목숨을 걸고 남을 구하려는 이는 정말 드물다. 해변에서 순식간에 밀물이 급격하게 불어나서 잘못 하다간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험한 상황에서 앞뒤 재지 않고 몸을 던져 위기에 처한 인명을 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것도 예순이 넘은 초로의 나이에 한 사람도 아니고 4명이나 구한 投身成仁을 감행했다면 믿겠는가?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한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의인으로 칭송되고 숭앙되어야 마땅하다. 주) 한빛 건설안전감시단의 차길환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차 대표는 내가 다닌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무엇 보다 소싯적에 한 동네에서 같이 산 바 있는 형님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그의 성격을 비교적 잘 아는 편이다.

 

 

 

내가 아는 바로 차길환 대표는 경상도 남자 특유의 우직함과 대찬 면을 다 가지고 있다. 평소 선이 굵은 스타일이다 보니 간혹 선후배들에게 다소 정제되지 않은 언사를 쓸 경우도 있어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약간의 오해도 불러 있으킬 순 있겠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런 언행들이 다 자리를 덥혀주기 위한 제스쳐로서 남들을 보듬는 자신만의 독특한 인정의 다른 표현이라는 걸 모르는 이가 없다.

 

차길환 대표는 의협심이 남다르다. 그기에다 모르는 남들에 대해서도 봉사하는 일이 잦다. 마침 그가 해오고 있는 업도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이다. 인정, 안전의식, 의협심, 용기 등의 덕목이 잘 버무려져 있는 인간형이다. 따라서 그가 아니면 지난 여름의 義行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서두가 길었다. 먼저 차길환 대표가 어떻게 4명을 구조했는지 당시 상황으로 되돌아가서 구조과정을 조금 알아본 뒤에 얘기를 이어가자. 2020년 8월 10일 17시 경, 하계 휴가차 서울에서 전남 진도로 내려간 차 대표 부부를 포함한 선후배 부부 6명이 저녁 식사 후 진도의 대명콘도 인근 간이해수욕장에서 산책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 때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게 아닌가? 밀물이 갑자기 밀려와 정강이 정도 잠긴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무릎을 넘고 가슴까지 물이 차기까지는 불과 몇 분이 되지 않은 그야말로 순간이었다. 

 

그런데 10대 초반의 중학생 3명이 수영하며 놀다가 물이 불어나는 줄도 모르고 불어난 물에 허우적대면서 익사직전의 위험에 빠졌다. 아이들이 위험에 처한 곳은 모래사장에서 약 100m 남짓 떨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헤엄을 치고 노는 듯이 보였다. 아이들이 살려 달라고 소리쳐도 잘 들리지 않던 거리였다.

 

이 위험한 광경을 보게 된 40대로 보이는 아이들의 학부모 한 분이 그들을 구하려고 무작정 아이들이 허우적거리는 곳으로 다가가다가 자신도 물살에 휩싸인 상황이었다. 나도 수영선수를 해봐서 아는데, 바다에서, 그것도 밀물이 세차게 들이닥치는 바닷 속에서의 100m는 뭍에서의 같은 거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 상황에서의 구조는 늦어도 4~5분 안으로 물에 빠진 이들의 손에 잡을 것을 닿게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물이 불어나서 아이들이 바닷속 땅바닥에 발이 닿지 않게 되기 전까지의 시간을 합치면 대략 10분 정도가 된다. 이 상황에서 만약 아무도 아이들의 외침을 듣지 못하고 그대로 시간이 흘렀다면 아이들과 학부모는 큰 변을 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그 시각에 차길환 대표는 마침 모래사장과 아이들이 빠져 있던 바다 사이의 중간 정도 위치에 있었다. 그는 이 장면을 목격하고선 뭔가 직감적으로 사고가 난 걸로 알고 즉각 뒤 돌아서 모래사장 부근에 있던 일행에게 로프 줄을 준비하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로프줄을 거머쥔 그는 밧줄을 자신의 복부에 질끈 동여매고선 4명이 허우적거리는 바다 안으로 약 60m 정도 헤엄쳐서 들어가면서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밧줄을 단단히 잡으라"고 일러주고선 침착하게 한 사람씩 차례로 사지에서 구출했다. 12세와 14세의 두 아이를 먼저 구해내고, 다음으로 40대 중반의 학부형과 13세의 학생도 구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4명 모두를 구조하는데 소요된 시간이 대략 5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니 그가 얼마만큼 민첩하게 움직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고, 조금만 시간이 지체됐다면 상상하기 싫은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4명의 조난자들이 무사히 다 구조된 뒤의 상황은 아래에 첨부한 동영상 및 사진들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위 동영상은 현장에 설치된 CCTV에서 촬영된 것이다. (동영상 제공자 : 차길환 대표)

사진 속 웃통을 벗은 아동이 마지막으로 구조된 아이이고, 맨 뒷편 검은색 상의를 입은 이가 차길환 대표이다.
긴급 구조요청을 받은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긴급상황이 종료된 상태라 할 일이 없어졌다.

 

이참에 119구조대에 쓴 소리 한 마디 해야겠다. 차길환 대표의 부인이 최초 신고를 했지만 119구조대는 신고를 받고 15~20분이 지난 뒤에야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구조가 끝난 시점이었다. 만약 차 대표가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면 4명은 어찌 됐겠는가? 화재가 나든, 배가 침몰하든, 사람이 물에 빠지든 '골든 타임'(Golden hour)이란 게 있다. 어떤 경우든 인명구조는 최초 사건 발생 후 3~5분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힘 든다는 게 상식이다. 이 시간 안에 생과 사가 결정된다.

 

아래 지도를 보면 119구조대가 위치한 진도읍 포산리 401-4지역은 사고현장까지 불과 6~7km 정도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길도 비포장 산길이 아니라 포장도로다. 한적한 섬이어서 길도 도시처럼 교통체증으로 막힌 상황도 아니었다. 따라서 신고접수 후 즉각 출동했다면 구조차로 아무리 늦어도 10분 안으로는 능히 도착할 수 있다.

 

차 대표 부인이 최초 119에 신고한 시각이 차 대표가 위험 상황을 목격한 시점이었으며, 그 뒤 밧줄을 준비케 하고 차 대표가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가서 구조한 시간이 총 10분 정도 된다. 즉 119구조대가 제 시간에 와도 구조에 성공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지는 단언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지도상에서 좌측 하단의 "최근에 본 장소" 지점 바로 아래 움푹 패인 원호 모양의 해변이 사고가 난 해수욕장 현장이다.

 

그럼에도 현장도착 시간이 지체됐다는 사실에 대해선 구조대원들의 근무태세와 출동준비자세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굳이 당시 119구조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건 119구조대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고 구하는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이다. 더 언급할 수도 있지만 쓴 소리는 이 정도로 끝내겠다.

 

차길환 대표는 물살이 센데 들어갈 엄두가 나던가라고 묻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순식간에 불어나는 물살을 보니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물에 빠진 어린 아이들이 살려주라고 외치면서 허우적대는 걸 보고선 도저히 그냥 있지 못하겠더라!"

 

차길환 대표는 모교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귀감이다. 365일 매일 같이 늘 속고 속이는 정치권의 쌈박질을 봐오다 보니 의인이 가뭄에 콩 나듯이 드물어 보이는 요즘 같은 세상에 무조건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목숨을 걸고 몸을 던진 그의 의로운 구조행위는 두고두고 널리 회자돼야 한다. 그래야만 제2, 제3의 차길환이 많이 나오게 된다. 나는 차길환 형님이 자랑스럽다. 의인 차길환이여, 그 의로운 정신 길이 빛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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