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김대성, 청계산의 봄의 품다!
느긋한 일요일 아침, 친구가 보내준 청계산의 봄을 길어 올린다. 친구는 오랫 동안 산을 찾아 산 자체는 물론, 야생의 식물들을 감상하고 즐기는 김대성이다. 이번 사진은 그가 지난 주 일요일 정오부터 늦은 오후까지 청계산 청계골에서 국사봉 오르는 골짜기 중 한 곳을 집중적으로 카메라에 담은 봄 풍경이다.
내가 사진들을 보고선 감탄사가 절로 나와 그에게 "아 사진 정말 잘 찍었다. 구도도 좋고, 앵글도 잘 잡았다. 청계산이 훨씬 돋보이게 만들었네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친구는 이렇게 겸양을 보인다. "경개가 워낙 좋아 없는 솜씨로 찍어도 저절로 작품이 되는 것 같았네", "3년째 산을 다니며 눈에 띄는 야생화들과 곤충들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아둔해서인지 떠오르는 영감이라고는 없다." 그러면서도 그는 봄 풍경을 담은 빼어난 수작을 뽑아냈을 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은 멋진 감상의 변도 보내왔다.
"짙은 운무가 뒤덮고 가랑비가 내내 내린 지난 휴일의 청계산. 고운 야생화가 수놓은 깊은 골짜기와 분홍 진달래 만발한 산등성 경개(景槪)는 한 폭의 수묵담채화 그대로였다. 운무 속 산을 오르는 내내 내가 선계(仙界)에 들어선 것이 아니길 바랬었다." 그래 놓고도 이어서 친구는 "검은 목록(木鹿)에 올라타면 선계로 직행할 듯한 느낌이었네"라고 物我一體, 人景一如의 영감에 찬 소회를 남겼다. 정말이지 친구가 보내준 아래 사진들을 보면 운무에 가려진 나무들, 골짜기로 흐르는 물이며, 그 사이로 핀 진달래꽃들, 그 자체가 무릉도원이자 선계다.
모처럼 내 친구 덕분에 집안에 편히 앉아서 청계산의 봄을 상춘하게 됐다. 그가 품은 봄의 청계산은 어느덧 봄꽃들과 함께 우리들 가슴 속에까지도 피어오르고 있다. 친구의 동의를 얻어서 청계산의 봄을 블로그에 올린다. 오랜만에 내 블로그가 화사해지게 됐다. 대성아 고맙데이~ 다음에 만나면 그냥 지나가지 않을 것이여. 기대하고 있어도 좋다네.
2021. 4. 4. 15:25
북한산 清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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