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문의 작품 13

세상과 거리 두기

세상과 거리 두기 며칠간 집에 틀어 박혀서 그림만 그렸다. 지금도 다 잊고 작업만 해오고 있다. 세속을 잊거나 세상과 거리를 두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그림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인생도 비슷하다. 결과 보다는 살아가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 무엇을 하고 무엇이 되겠다는 목적 보다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고,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대략 10여점을 동시에 그리고 있다. 그제는 작품 1점을 완성했다. 동양화 붓으로 화선지에 그리는 그런 느낌으로 유화로 캔바스에 그린 것이다. 아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난주에 심기도 그렇고 해서 일필휘지로 갈겼다가 마지막으로 운무, 사람과 개를 한 마리 그려 넣는 것을 끝으로 붓을 놓았다. 일단 더 이상 손 댈 데가 없다싶어 붓질을 멈춘 것이다. 최후의..

무소의 외뿔처럼 혼자서 간다!

무소의 외뿔처럼 혼자서 간다! 언제, 어디서든 혼자서 가는 것! 철이 들기 전 소싯적부터 내면 깊은 곳에 화석처럼 쌓여 있던 나의 마음인자였다. 상당 부분 타고난 천성이다.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으니 지금도 늘 표층의식에서 맴돌고 있다. 그에 대한 기억이 작동돼 그림으로 나타나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다. 지난 4월 중순이다. 붓을 놓은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완성해본 작품이다. 그림 중의 소년은 그 시절의 나 자신이리라. 어딜 가는지는 몰라도 늦가을 어느날 오후, 꿈이 많았던 소년은 석양이 지는 서쪽을 향해 마냥 걷고 있다. 서쪽은 무얼 뜻하는 걸까? 현세에서 실현시키고 싶은 상상의 세계, 이상세계의 극락인 서방정토일 수도 있다. 실제로 당시엔 혼자서 무작정 길을 떠난 그런 날이 적지 않았었다. 벌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