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어제 못 간 조문 이른 새벽에 간다 오늘 출상인데 친구는 얼마나 가슴이 먹먹할까? 춘부장께서 건강하셨다는데 왠 변고인가! 얼굴은 뵌 적 없어도 생전에 인연이 없었을 리가 없다 인파 속에서 스쳐 지나갔거나 차안 옆자리에 앉았을 수도 있다 부채의식 없이 가는 문상 "한 세월 잘 사셨습니다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천국에 가시면 제 선친께도 안부 전해주시고요! 이젠 신이 되셨으니 제 이름도 아실 거잖아요." 가신 이는 여한이 없다 해도 자식은 한이 되듯 한껏 죄스럽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남은 이들끼리의 위안 잘 살라는 게 가시는 어른의 뜻일세 다음은 우리 차례라네 영안실 나서자 눈앞에 어른거리는 환영들 출근길 사람들 걸음이 분주하다 아버지가 잘 드셨던 막걸리가 몹시도 땡기는 어지러운 아침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