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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 성격의 한일 무역전쟁

雲靜, 仰天 2019. 7. 16. 21:54

치킨게임성격의 한일 무역전쟁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 “북한과 뒷거래하는, 상대해선 안 될 문재인 정부라는 프레임을 씌워 일본 내 보수 세력의 외연을 넓혀보려고 對韓 무역규제조치를 시작한 아베의 무리수가 분노를 넘어 처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중국과 달리 한국은 일본 내에서 어떤 정당의 위정자들이든 간에 극우 정치인들은 늘 정권 차원에서나 내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혹은 일본국민들의 눈을 바깥으로 돌리게 해서 지지세를 회복시켜 보기 위한 호구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 이는 우리가 일본에게 식민지로 지배당했기 때문에, 일본이 우리를 식민지로 통통치해봤기 때문에 생겨난 인식이 아니다. 일본 내에서 18세기 이른바 國風의 흥기 그리고 19세기 征韓論을 실행한 이래 지금까지 자그만지 250여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참으로 고약한 고치기 어려운 풍토병이자 고질병이다.

 

이번 위기를 우리는 이러한 틀과 구도에서 벗어나는 좋은 기회로, 동시에 무역선의 다변화, 기술의 상용화로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수출입선을 다변화하자는 얘기는 벌써 1960년대 후반 70년대 초부터 나온 소리다. 심지어 조선일보도 한일국교정상화 이래 교역 면에서 비정상적인 한일 간의 무역역조를 시정해서 대일경제 의존도를 탈피하고 다변화된 무역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조선일보, 1970517일자) 그리고 어느덧 반세기가 지났다. 이번 만큼은 정말 다변화해야 한다. 외부의 충격을 내부 변화와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큰 손실을 입더라도 전국민의 일치항일이라는 對日 충격이 없고선 2세기 이상에 걸쳐 DNA처럼 인자화 된 그런 고질병을 도려내기란 지난한 일이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박에 이뤄지지도 않는다. 늘 그렇듯이 우리의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우리 내부에 있다.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본대사관에서 해마다 여는 자위대창설기념식이나 천황생일에 얼씨구!” 희희낙락하면서 참석하는 우리 내부의 신친일파들이다. 요즘 흔히 인터넷 상에서 거론되고 있는 토착 왜구들이다.

    

 

아무리 문재인 정권이 잘못하고 미워도 한국정부가 일본정부와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에 일장기까지 들고 나오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신친일파라고 욕을 먹는 이유다. 국내 정쟁에 외국세력을 끌여들였다가 호되게 대가를 치른 과거의 역사를 잊어선 안 된다. 당나라를 끌여들어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가 얻은 건 중국 지역 내 고구려 고토를 잃어버린 반쪽도 되지 않은 한반도 통일이었다. 북한 김일성이 중국군을 끌여들인 통에 남북통일 목전에서 무산된 사실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그저께 코멘트 했다는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나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같은 이들이 하는 주장들이 신친일파의 생각과 궤를 같이 한다.

 

정인교 교수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일본에 비해) 한국 편이 될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일본을 상대로 맞대응에 나서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본은 기존 양국 관계의 판을 바꾸려는 구상이라며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을 국제 협정도 안 지키려는 나라,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가 원하는 걸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권태신 원장은 아베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 간 발언을 했다. “통상 정책으로 맞대응 할 경우에는 또 다른 보복 근거가 될 수 있다통상이 아닌 정치외교로 근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니, 일본이 정치외교로 근본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인데, 그것을 왜 한국정부에게 주문하는가? 아베에게 소리 높혀 질타해야 할 소리다. 과연 어느 나라 학자인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맞대응하면 또 다른 보복 근거가 될 수 있으니 대응하지 말란다. 이게 무슨 해괴한 이런 논리가 있나? 내게는 정말 망발로 들린다. 맞대응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된다는 말인가? 맞대응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라는 소린가? 앉아서 당해주면 아베가 노리는 걸 만들어주게 되는 결과가 되고, 한국은 국내외적으로 어떤 이미지가 될 것이며, 또 일본은 지금까지의 고질병을 스스로 고쳐서 우리에게 우호적으로 대할 것이라고 보는가? 완전히 정반대다. 한국을 우습게 아는 우월의식이 더 강화될 것이다. 우리를 얍 잡아 보고 툭하면 펀치볼 치듯이 악용하고자 하는 유전자처럼 내려오는 몸에 밴 의식과 버릇은 더 견고해질 것이다.

 

아베가 일본기업들이 한국에 수출해온 전략물자들을 한국정부가 북한에 넘겨줬다고 주장한 저의는 문재인 정부는 무역거래뿐만 아니라 안보마저 믿을 수없는 정권이라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것이다.

 

아베 정권의 일본이 북미대화, 남북대화에서 배제되고, 최근 계속 되고 있는 북한의 일본맹타로 한반도문제에서 완전히 소외(아베가 돌파구로 생각하고 기회를 봐온 북일협상마저 난망)되고 있는 것에 불만을 가진 아베가 실추된 지지세를 끌어올려보려는, 사실마저 왜곡해가면서까지 문재인정부를 비난하는 애처로운 반전시도였음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내 일부 언론, 학자나 정치인들 중엔 문제를 만든 아베는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한국정부를 비판하고 있는데 이것은 과연 무슨 심보인가?

 

아베가 규제하겠다는 불화수소 및 핸드폰 부품의 기술적인 문제와 경제성은 시간을 가지고 해결할 수밖에 없다. 기술은 우리도 가지고 있지만 단지 생산하기엔 경제적 타산이 맞지 않아 수입에 의존해온 것일 뿐이다. 이번엔 갈 때까지 가야 한다. 어차피 아베가 벼르는 이번 게임은 손실을 각오하고 상대가 죽거나 손을 들어야만 멈추는 치킨(chicken) 게임의 성격을 띠고 있다. ‘必死卽生의 각오로 대응하고 가다보면 분명 일본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시점이 올 것이다. 일본 내부의 소리를 들으면 그 시점은 이미 보인다. 그때까지만 이번만큼은 제발 국민들도, 여야도, 보수와 진보도 한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

 

2019. 7. 16. 11:36

臺灣 中央硏究院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