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천공 선생 강연 청강 소감?

雲靜, 仰天 2018. 12. 16. 22:00

천공 선생 강연 청강 소감?


오래 전부터 천공이라는 분의 강연을 들어보라는 한 친구의 권유를 받았다. 말씀이 너무 훌륭해서 많은 추종자들로부터 스승으로 추앙 받고 있는 참도인이라고 했다. 그의 강의는 "正法강의"라고 일컬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터넷 상에서 "정법"을 찾으면 바로 그의 강연 동영상이 뜬다고 했다. 이 친구뿐만 아니라 내 주위에 그를 "진정한 스승님"으로 모시고 있다는 이가 몇 명이 있다. 내가 보기에 이 사람들은 말하는 걸 들어보면 정신적으로 천공이란 사람에게 깊이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천공이 강연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하길래 내 주변 사람들이 깊이 빠져 사는지 직접 확인해볼까 싶어서 그의 강연을 몇 번 들어봤다. 일단 주제는 다양했다. 종교문제에서부터, 개똥철학 냄새가 물씬 나는 인생론, 심지어 남북통일문제, 미국과의 관계와 같은 국제관계를 논한 강연까지도 있었다. 인내하면서 듣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 듣고 난 뒤 나는 그 친구에게 아래와 같이 느낀 대로 문자를 보냈다. 굳이 소감이랄 것도 없다.

최 사장 말고도 "정법강의"를 나보고 들어보라고 하는 분이 있었네. 그래서 그분의 성의를 봐서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천공 선생의 강연을 몇 번 들어 봤지. 들어봤더니 내용은 글쎄 뭐 나로서는 감흥을 받은 게 전혀 없고, 특별한 것도 없었어. 오히려 걱정이 앞서더구만...
 
강연 중에 우리민족이, 혹은 우리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식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천공선생은 우리 한민족이 앞으로 뭘 해야 된다, 뭐가 좋다,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는 점에서 희망 섞인 말을 많이 하셨지만, 구체적으로 설득력이 거의 없어 보였네. 말씀 중에 사실관계도 틀린 게 많을 뿐만 아니라 자기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박약한 게 많고, 논리비약도 너무 많아서, “그게 아닌데”, “저건 아닌데”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아 보였어.
 
 

"진정 스승님"이라고 하는 천공 선생의 강의 모습. 이 분의 말씀을 듣고 대단한 가르침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사회가 그만큼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소리다. 지성은커녕 이런 질 낮은 얘기들도 많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받아들여지고 천공이 무슨 대단한 수준의 정신적 지도자인 것처럼 떠받들어지는 걸 보면 우려가 되기까지 한다. 일반 사람들의 지적 토대가 너무나도 취약하다는 증거다.


그동안 최 사장이 천공 어른을 너무 존경하는 듯 해보여서 말은 안 했네만, 강연 내용으로만 봤을 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신처럼 떠받들 분은 아니라고 보네. 내눈엔 보통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정신적으로 조금 秀勝한 자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임에도 자신이 무슨 세상사 전체에 도통한 영적 스승인 것처럼 행세하는 혹세무민하는 자로 보여. 그래서 하는 말인데 지금 내말이 퍼뜩 이해가 되지 않겠다 싶으면 내게 그 분을 대면시켜줘 보게. 철학이든, 종교든, 역사든, 예술이나 문화이든 아니면 천공이 자주 얘기하는 통일, 대미관계 등의 외교, 안보, 국제관계든, 민족정신이든 그 어떤 분야든 좋다. 그분하고 나하고 대화나 토론하는 걸 객관적으로 들어보면 그 분이 얼마나 근거 없이 자기 마음대로 얘길 하는지를 알게 될 걸세.
 
천공이 대단한 조직과 영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진 모르지만 그런 영적 능력과 조직이 아니라 그가 하는 말만 들었을 땐 거진 다 얼토당토 않는 얘기들뿐일세. 일반인들에게는 쉽게 먹혀들어도 영적으로, 혹은 지적으로 수준이 조금 있는 사람들에겐 대체로 다 아는 얘기에 지나지 않는 걸세. 그렇고 그런 이야기라는 것이지.

초야에 묻혀서 별 생각 없이 구멍가게 같은 작은 연구원하나 열어놓고 이름 없이 지내고 있는 내가 이런 반박을 하니까 아무런 설득력이 없어 보이지만, 나도 승복을 입거나 뭐 좀 수염을 기르고 하면 내 얘기도 좀 달리 들릴 거야. 특히 최 사장은 내가 이미 학교 동기라는 걸 아니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천공처럼 권위 있게 들리지가 않겠지만 말이야......

친구야 혹시 내가 천공 선생을 폄시하는 얘길 듣고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이성과 균형감각을 지니려고 노력해야 돼. 이 말도 천공이 하면 멋져 보이고 훨씬 더 잘 받아들일 거겠지만 말일세. 친구야 내말이 별로 실감이 안 나거나 혹은 기분이 좋지 않을 지라도 진짜로 평심하게 이성적으로 생각 한 번 해보시게. 내가 한 이야기와 상관없이 늘 건강하고 재밌게 열심히 잘 사시게.
 
2018. 12. 16. 19:14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