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공유/사상 철학 종교

종교보다 사람이 먼저다!

雲靜, 仰天 2015. 10. 3. 17:30

 

 

종교보다 사람이 먼저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인간인지 찬찬히 내면을 들여다보기를 게을리 하면서도 자기가 믿는 종교와 교주를 절대시하면서 모든 걸 갖다 바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납니다. 자기를 낳아 길러준 부모님에게 용돈 드리는 것에는 인색하면서도 교회엔 십일조랍시고 뭉칫돈을 갖다 바치지를 않나, 사용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사찰에 눈먼 시줏돈을 아무런 의식 없이 갖다 안깁니다.

 

정작 예수와 석가는 헐벗고 가난한 이웃을 도우라고 가르쳤는데도 아직도 결식아동들이 있는가 하면, 벌이가 시원찮아 자살하는 사람들이 OECD국가들 중 최고이며, 교회의 뾰쪽탑과 사찰의 법당은 높고 커져만 갑니다. 이뿐만 아니라 부모님 생신날 상 하나 차리는 걸 귀찮아하면서도 종교행사엔 안방 드나들 듯이 합니다. 또한 명절날 제사상 차리는 것도 우상숭배라고 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같이 살다가 돌아가신 부모님을 잠시라도 다시 생각하고 추념하거나 남은 형제들간에 못다 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임에도 말입니다.

 

한국사회가 갈수록 더 천박해지고 있습니다. 종교 보다 살아 있는 사람이 우선임에도 종교에 속박돼 살고 있습니다. 모든 종교는 인간 위에서 군림하는 게 아니라 인간을 위해 섬기는 게 돼야 함에도 사람들이 스스로를 세뇌시키면서 종교 본래의 기능 면에서 본말이 전도되게 하고 있습니다.

 

현대과학에서는 인간이 죽으면 한 줌 재로 남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합니다. 사후세계도 증명된 게 없습니다. 이 점에서 리차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의 역저『만들어진 신』은 아주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예수가 결혼해 낳은 후손들이 지금까지도 유럽에서 자신들의 신분을 감추고 살고 있습니다. 기독교계에서도 이 사실을 알지만 쉬쉬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저서 『만들어진 신』으로 서구 기독교계에 충격을 준 리차드 도킨스

 

예수는 빌라도 총독으로 상징되는 로마제국의 부당한 권력에 핍박 받는 유태사회의 사회적 약자 편에 선 한 사람의 선지적 지식을 가진 사회혁명가였습니다. 석가모니도 카스트제도로 차별 받고 억압 받던 하층민(outcaste의 불가촉천민untouchables은 물론이고, 피정복민인 수드라Sudra 계급도 포함)들을 해방시키려고 했던 사회혁명가였습니다. 카스트제도는 원래 아리안(Arya)족들이 인도사회를 정복하면서 자기종족보다 수적으로 다수였던 원주민들과 혼혈로 동화되어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제도였습니다.

 

 

예수와 석가모니는 '혁명'이라는 말을 입밖에 낸 적이 없다. 다만, 멍에를 지고 고통 받는 자들의 아픔을 대신하면서 자신의 내면은 물론, 자신이 처한 외부적 조건과 처지를 근본적으로 깊이 성찰할 것을 강조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근본적 변화, 즉 혁명을 얘기했다.

 

석가모니는 신도 믿지 말고 석가 자신에게도 의지하지 말고 오직 바른 法(Dharma)과 자기 자신을 믿고 의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석가가 설법하면서 가끔씩 신을 얘기한 것은 智力이 勝하지 못한 고대사회 일반인들의 식자수준이나 교육의 정도를 감안해서 고안해낸 하나의 방편이었습니다. 요즘말로 하면 시청각적 교재나 스토리텔링에 해당된 것이었습니다. 그런 흔적은 지금도 고대 석가 재세시 원시불교의 습속과 잔영이 남아 있는 티베트나 몽골(불교)을 여행해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길흉화복은 신과 같은 절대자가 부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행위에 따른 결과일 뿐입니다. 종교에 미쳐서 남들에게, 심지어 타종교인들에게까지 믿음을 강권하기 보다는 그 시간에 주위의 가난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눈길 한 번 더 주거나 국가권력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감시하고, 사회의 불합리에 저항하며,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기울이는 것이야 말로 예수와 부처가 진정 바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곧 하늘입니다.(人乃天)

 

2015. 10. 3 아침

雲靜

 

유교는 종교가 아니라 인간세상의 바른 지침을 제시하는 사상이라고 하면서 상대적으로 기독교와 불교를 신과 관련된 종교라고 얘기한 어느 한학자의 글에 대한 댓글. 사실 유교는 종교가 아니고 거대한 사상체계이죠. 이에 관해선 나중에 하나하나씩 거론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