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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지 예찬

雲靜, 仰天 2015. 6. 3. 17:53

정구지 예찬

 

서상문(환동해 미래연구원 원장)

 

오늘 막걸리 안주로 오랜만에 '정구지' 찌짐을 먹었는데, 나 혼자만 좋을 게 아니라 같이 늙어가는 친구들에게도 정구지의 효능을 소개해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이 글을 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구지 평소에 많이 잡숫고 건강 유지하고 이 나이에도 마누라에게 존경 받는 '남자'가 되고 남편에게 사랑 받으시라는 겁니다.

 

 

양수리 소재 부추밭
포항 연일에서 생산된 부추

 

정구지가 '부추'의 사투리인 걸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그게 사실은 표준말입니다. 한자로 精久持라고 씁니다. 아시는 '분'은 설명 안 해드려도 아시겠지만 모르는 '놈'은 때려 죽여도 눈치를 못 챕니다. 정구지란 부부간의 사랑나눔의 '精'을 오래 지속시켜준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부추란 놈이 버들가지처럼 낭창낭창 가녀리다고 해서, 또 포항에 지천에 널린 게 부추라 캐서 허투루 보지 마이소. 부추의 효능을 상찬하는 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걸 보면 이미 옛날부터 그 효능이 검증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 "부추 씻은 첫물 배추는 아들은 안주고 사위에게 준다”(아들에게 주면 좋아할 사람이 며느리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여 딸이 좋도록 하겠다는 의미임), 또 “봄 부추 한 단은 피 한 방울 보다 낫다”, “부부사이 좋으면 집 허물고 부추 심는다”는 등 정구지를 예찬하는 옛 말이 많습니다.

  

이런 속설로는 실감이 안 갈 수 있으니 실제 한방에서 한의사들이 강추하는 이유, 즉 부추를 일컫는 별칭을 보면 '학실이' 믿음이 갈 겁니다.

 

자~ 봅시다. 우선 부추는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고 해서 溫腎固精이라 합니다. 또 起陽草라고도 하는데 남자의 양기를 세우는 효험이 있다는 겁니다. 이건 약과입니다. 양기가 세지면 결국 일 저지르는 놈이 나타나는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올라붙은 양기가 넘쳐 과부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고 해서 월장초(越牆草)혹은 월담초라고까지 했습니다. 또 雲雨之情을 나누면 초가삼간이 무너진다고 캐서 破屋草, 장복하면 오줌줄기가 벽을 뚫는다 캐갖고 파벽초(破壁草)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자! 이제 우짤낍니까? 먹어 보실랍니까? 그러면 어떻게 먹으면 좋을깝쇼? 부추로 전을 부쳐 먹든, 재첩국으로 드시든 혹은 갈아서 생으로 먹든 형태는 신경 쓸 거 없이 자주, 많이만 드시면 됩니다. 아, 그러나 덕을 좀 빨리 보겠다는 친구가 있다면 그걸 요쿠르트 서너비를 함께 넣고 녹즙기에 갈아서 조석으로 한 사바리씩 들이키면 당장 마누라가 희색이 돌겁니다.

 

이렇게 먹으면 암이 예방되는 건 물론, 기존 앓고 있는 암까지도 나을 확률이 엄청 높아집니다. 또 천날만날 비실대는 아들이 있다면 갸들에게도 먹이세요. 정구지 먹인다는 소문이 돌면 당장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옵니다. 절대 보장합니다! 알고만 있으면 소용없습니다. 실천하면 얻는 게 많을 것이니 정구지 장복해서 건강도 챙기고 경기도 나아지도록 하세요. 경기가 나아지다니요?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해보면 경기회생의 연쇄효과를 알게 됩니다.

 

2015. 5. 24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