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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중국 경제 이끌기, 무엇이 다른가?

雲靜, 仰天 2026. 7. 1. 09:42

시진핑의 중국 경제 이끌기, 무엇이 다른가?


중국 경제를 이끄는 시진핑 주석의 방식은 이전 지도자들의 그것과 상당히 다르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경제의 기본 방향은 개혁·개방을 확대하고 외국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여 세계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이었다. 값싼 노동력과 대규모 외국인 투자를 결합해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국 경제발전의 핵심 동력이었다.

반면,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단순히 세계시장에 편입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세계시장에 참여하되,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자립적 경제구조를 구축하려 한다. 이러한 구상을 집약한 것이 이른바 ‘쌍순환(雙循環·Dual Circulation)’ 발전전략이다.

쌍순환은 국내의 생산·분배·유통·소비가 원활하게 이어지는 ‘국내 대순환’을 경제발전의 중심축으로 삼고, 무역과 외국인 투자 등 ‘국제순환’이 이를 보완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수출을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고, 수출과 외국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경제구조를 바꾸고 14억 2천만 명이 넘는 거대한 국내시장을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이후 이 전략을 국가경제 운영의 핵심 원칙으로 제시해왔다.

이 전략이 등장한 배경은 분명하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첨단기술 통제, 세계 공급망의 재편은 중국 지도부에 경제적 상호의존이 언제든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시진핑이 반도체,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배터리, 로봇, 항공우주 등 국가 전략산업의 자립을 유난히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시장의 효율성만을 믿기보다 국가가 자원과 자본을 전략산업에 집중함으로써 기술적 자립과 산업고도화를 앞당기려 한다.

이것이 시진핑식 경제운영의 첫 번째 특징인 안보와 경제의 결합이다. 경제정책이 단순히 성장률을 높이는 수단에 머물지 않고 국가안보와 체제안정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바뀌었다. 공급망, 식량, 에너지, 금융, 데이터와 첨단기술이 모두 국가안보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다. 경제적 효율성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외부(특히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가의 통제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 특징은 소비 확대를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생산과 투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줄곧 내수 확대와 소비 진작을 강조해왔다. 금년 2026년에도 서비스 소비와 상품 소비를 늘리고,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교체 구매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주민소득 증대나 사회보장 확충보다 첨단제조업, 사회간접자본과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가 우선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하다.

시진핑 체제는 내수를 강조하지만, 내수의 핵심인 가계소비보다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투자할 능력을 강화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다시 말하면 ‘소비 중심의 국내순환’이라기보다 ‘생산능력 중심의 국내순환’에 가까운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은 전기자동차, 태양광 패널, 배터리, 조선, 통신장비 등 여러 분야에서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국내 소비가 그 생산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과잉생산과 가격경쟁이 나타나고, 남은 물량을 해외시장으로 내보내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내수요 중심의 성장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수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시장보다 당과 국가의 지도력을 우위에 두는 경제운영이다. 시진핑은 민간기업의 활력과 창업을 강조하면서도, 기업의 성장과 활동은 공산당의 지도와 국가전략의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플랫폼기업에 대한 규제, 사교육산업 정비 및 규제, 부동산기업 통제 등은 무질서한 자본 팽창을 막고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동시에 민간기업의 예측 가능성과 투자심리를 떨어뜨렸다.

홍콩 과학기술대학의 진커위(金刻羽·Keyu Jin) 교수는 중국 경제의 문제를 단순한 자금 부족이나 일시적 경기침체가 아니라 민간부문의 신뢰 부족과 수요 부족에서 찾는다. 과거에는 국유은행이 국유기업과 지방정부에 자금을 공급하고 대규모 기반시설 투자를 벌이는 방식으로 경기를 되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가 누적된 오늘날에는 같은 처방이 예전처럼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진커위가 오래 전부터 강조해온 또 하나의 문제는 고도성장의 성과가 가계와 노동자에게 충분히 돌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두 자릿수 경제성장을 거듭한 시기에도 고용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주민들은 의료·교육·주택·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소득의 상당 부분을 저축해야 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소비가 경제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전환되기 어렵다.

덩샤오핑과의 차이, 마오로의 회귀 논란

이러한 시진핑의 경제정책은 덩샤오핑 시기의 노선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덩샤오핑은 “흑묘백묘(黑猫白猫)”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듯, 이념보다 실용을 중시하며 시장과 외자, 지방의 자율성을 폭넓게 허용했다. 경제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국가는 거시적 안정과 개방 확대에 집중하는 구조였다. 이에 반해 시진핑 체제는 시장의 자율성보다 국가의 전략적 통제와 산업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시진핑의 정책이 마오쩌둥 시대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로 국유기업의 역할 강화, 당의 경제 개입 확대, 이념 교육 강화 등은 과거 계획경제적 요소를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완전한 회귀라고 보기는 어렵다. 시장경제와 민간기업, 글로벌 무역체제는 여전히 중국 경제의 핵심 축으로 남아 있으며, 시진핑 역시 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장을 ‘보조적 수단’으로 두고 국가가 전략 방향을 설정하는 구조가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덩샤오핑식 분권적 시장화와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시진핑의 경제정책은 마오 시대로의 단순한 복귀라기보다는, 시장경제 위에 강한 국가 개입과 안보 논리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국가자본주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시진핑 경제정책은 뚜렷한 양면성을 지닌다. 국가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첨단산업을 빠르게 육성하는 능력은 분명히 강하다. 중국이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며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도 이러한 체제의 장점이다. 2026년 상반기에도 첨단제조업 기반이 강한 광둥·저장·상하이·안후이 등은 전통산업과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시진핑은 2020년 중국의 경제총량 또는 1인당 소득을 2035년까지 두 배로 늘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는 2020년 약 102조 위안이었던 중국의 GDP를 2035년 약 200조 위안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공식 계획에는 확정적인 수치 목표로 명시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이 목표가 “2035년 1인당 GDP를 2020년의 두 배로 높이고 2만 달러 이상에 도달한다”는 방향으로 더욱 구체화됐다.

시진핑이 제시한 2035년 경제배증 구상은 아직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중국은 2025년까지 2020년보다 실질 GDP를 약 30% 확대했으며, 이후 10년간 연평균 약 4.4% 성장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 교육시장 퇴조, 지방정부 부채 증가, 인구 감소, 소비 부진과 대외 무역마찰을 고려하면 달성 가능성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 특히 통계상의 경제총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것과 국민의 소득·소비·생활수준을 실질적으로 두 배로 높이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국가가 경제의 방향을 지나치게 세밀하게 결정하면 기업가의 자율성과 소비자의 선택이 위축될 수 있다. 투자와 생산능력은 확대되지만 일자리와 가계소득이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다면, 국내순환은 완성될 수 없다. 기술적 자립만으로 국민의 경제적 불안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중국의 이러한 경험은 한국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중국과 한국은 정치체제와 경제규모, 산업구조가 크게 다르지만, 생산과 투자에 비해 가계소비가 충분히 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참고할 부분이 있다.

한국의 가계소비는 국내총생산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높은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결합하면서 가처분소득의 상당 부분이 원리금 상환과 주거비로 빠져나간다. 세계은행도 한국의 가계 최종 소비지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GDP 대비 40%대 후반으로 집계하고 있다.  고부채 가구가 증가한 지역에서 소비증가율이 유의미하게 하락하며, 특히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소비가 크게 위축된다는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에서 자산은 생산적인 기업투자보다 부동산으로 지나치게 몰렸다. 부동산가격이 오르면 일부 자산 보유자는 부유해지지만, 집을 구해야 하는 청년과 무주택자에게는 미래소득을 미리 빼앗는 결과가 된다. 높은 집값은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하고, 가계부채는 소비를 억제하며, 부동산에 묶인 자금은 혁신기업과 새로운 산업으로 흘러가지 못한다.

중국이 국가주도의 과잉투자와 생산능력 확대에 치우쳤다면, 한국은 부동산에 편중된 민간자산과 가계부채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할 수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두 나라 모두 성장의 성과가 가계의 안정된 소득과 소비, 양질의 일자리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다는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다.

경제정책의 목적은 생산량을 늘리고 수출액을 높이는 것만이 아니다. 성장률이 아무리 높아도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주거비와 교육비에 눌려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며, 노년층이 가난과 질병을 두려워한다면 그 성장은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모름지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 그 자체가 아니다. 국민 각자가 자신의 삶터와 일자리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능력과 개성을 발휘하며 자기실현을 이루어가는 것이 경제발전의 궁극적인 목적이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을 성장의 도구로 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주어야 한다.

시진핑의 중국 경제 이끌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도 바로 이것이다. 국가가 경제를 어디까지 이끌어야 하며, 성장의 성과는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가? 첨단산업과 강한 국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면 내수 중심의 경제도, 지속 가능한 발전도 완성될 수 없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시진핑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국이래 마오쩌둥 등의 중공 지도자들이 보여준 현상이었다. 이것이 중국공산당이라는 당국가 체제(Party state)가 가진 결정적이고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어떤 정책을 펴든 경제의 최종 목적지는 국가의 위신이나 통계상의 성장률이 아니다. 결국은 사람이다.

2026. 7. 1. 09:42.
부산 하야트 호텔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