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삶의 순간들

중국 북경 이화원에서

雲靜, 仰天 2014. 5. 13. 10:12

    1993년 경, 내가 처음으로 이화원을 보고 나온 첫 탄성이 "바다다!"라는 것이었다. 그 뒤로도 지인들을 안내하느라 여러번 이곳을 들렀지만 매번 갈 때마다 드는 소감은 비슷하다. 청조에서 이 거대한 호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동원돼,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비명횡사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다.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이화원은 청조의 실권자 서태후가 청조의 국가 예산으로 잡혀 있던 천문학적인 해군건설비를 유용해 자신의 여름 별장으로 만든 것이다. 이 호수 하나만 봐도 당시 청조의 부패와 사회적 모순이 얼마나 극에 달했었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중국 역대 왕조는 물론, 일반인들이고 관리들이고 간에 국가 전체의 부패와 빈부격차가 상상을 초월하는 현 중국의 사회적 모순은 중국 전체 역사에서 단 한시도 사라지지 않았던 고질적인 병폐였다. 이러한 사회적 모순이 결국 왕조를 멸망하게 하고 새로운 왕조나 국가가 들어서게 만든 역사 동인이었던 것이다. 현 중국의 사회적 모순도 그 정도에서 이전의 중화민국이나 전통 시대의 왕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부패와 빈부격차를 일소하고 새로운 유토피아적 국가를 만들겠다고 공산혁명을 해서 나라를 세운 중국공산주의자들이었지만, 현 상황을 보면 아이러니하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이대로 계속 방관하게 된다면 머지 않아 역사의 과보를 받는 날이 올 것이다.  반드시 올 것이다. 권력자와 역사가는 거짓말을 해도 역사 자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