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오지 말라!", 칸의 조용한 유언
“찾아오지 않아도 괜찮으니
나의 죽음과 무덤을 알리지 말라.”
후손들에게 남긴 마지막 당부였다.
자손들은 깊이 땅을 파고
칸의 유해를 묻은 뒤 흙을 덮었다.
그 위로 수백 마리의 말을 달리게 하여
평평한 초원인 듯이 만들었다.
그리곤 어미 낙타와 어린 새끼 낙타를 데려와
무덤 위에서 새끼의 숨을 앗았다.
해가 돌아서 풀이 우거지자
무덤의 자취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바람 불면 사막의 모래는 길을 바꾸고,
초원의 풀들도 무성하여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할 수 없다.
그러나 어미 낙타는
새끼가 죽은 자리를 결코 잊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도,
망자의 후손들이 제사를 위해 데려오면
낙타는 애처롭게 울며 냄새를 맡아
묘터를 찾아내곤 했다.
세월이 조금 길게 흘러
그 자리를 아는 유일한 낙타가 죽었다.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칸의 무덤을 완전히 잃었다.
아무도 찾지 못하는 사막 아래,
짙은 모래와 바람의 잠 속에서
징기스칸은 조용히 누워 있다.
칸이 원했던 침묵
그 정적이, 이제 사막이 된 지 800년.
2024. 8. 23. 06:27.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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