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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패밀리의 자식과 친인척 비리만 끊어도․ ․ ․

雲靜, 仰天 2012. 11. 1. 23:44

로얄 패밀리의 자식과 친인척 비리만 끊어도․ ․ ․

 

서상문(세계 한민족미래재단 이사)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은 시공불변의 진리다.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은 국민이 죄를 짓지 않고 바르게 살도록 이끌어야 할 정치적 책임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자신이 먼저 죄지은 맑지 못한 윗물로 아랫물을 더럽힌 게 우리 헌정사다. 대통령이 자식을 이용한 편법과 꼼수, 자식이 아버지 몰래 저지른 비리, 지인 혹은 브로커에 엮인 범죄 등 유형도 다양하다. 지금도 대선철을 맞아 로얄 패밀리와 작당하고자 모여드는 날파리 같은 꾼들이 득실거린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에 이어 어제 대통령의 큰 형 이상은 다스 회장도 대통령 퇴임 후 거주할 사저 부지 매입과 관련된 의혹과 혐의로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대통령 자녀와 친인척이 비리혐의로 수사 혹은 정보기관의 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하는 주식회사 다스. 그런데 강경호 사장은 "다스는 이명박 것"이라고 진술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가짜 양아들 사건,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를 앞세운 최 모 목사의 전횡, 검찰조사를 받거나 구속된 전두환 대통령의 아들, 형제, 장인, 처삼촌, 처남 등 수두룩하다. 또 노태우 대통령에서 현 대통령에 이르는 5명의 대통령 자녀들이 검찰조사를 받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

 

이쯤 되면 대통령의 자녀와 친인척은 모범가문이기는커녕 비리의 온상과 다를 바 없다. 기를 쓰고 대통령이 되려고 한 목적이 권력을 악용해 일족의 배를 불리려는 거였을까? 귀중한 세금으로 대통령을 뽑는 것은 그에게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권력을 인정해주는 절차가 아닌가!

  

우리에겐 왜 이런 불행한 일이 끊이지 않을까? 권력으로 못할 게 없는 근대적 폐습과 상명하복의 권위적인 정치환경 때문이다. 고위관료와 공무원은 대개 대통령의 말이라면 옳든 그르든 무조건 따르고 보는 비굴함이 있다. 직위와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무엇이 옳은가를 판단하는 합리성과 용기를 갖춘 이는 극소수다. 또 상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공무를 정당하게 처리하면 상찬 받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관료사회의 시스템도 한 원인이다. 미국백악관 경비원은 매일 보는 대통령이지만 출입 시 반드시 출입증 사진과 실물을 대조한 후에 들어가게 한다. 우리는 어떤가를 보면 권력이 작동되는 원리를 짐작케 된다.

  

문제는 차기 대통령의 자녀와 친인척은 비리와 불법이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제발 로얄 패밀리의 비리는 이제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려면 대통령의 각오나 자녀, 친인척에 대한 주의, 당부만으론 충분치 않다. 법과 제도로 예방해야 한다. 이는 미국도 제도화하지 못한 일이다.

 

미국은 1967년에 제정된 대통령 친인척의 행정부 취직을 금지한 법(Revenue and Federal Salary Act, 일명 Bobby Kennedy Law)만 있다.

 

통수권자의 친인척 관리제도는 과거 중국의 종인부(宗人府)의 전례를 참고해도 좋다. 원대에 설립돼 명․청대 황제의 친인척 관리를 전담했던 종인부는 황제의 9족까지 모든 종친의 출생, 혼인, 봉호, 작위, 장례와 제사 등 대소사를 관장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범법까지 다스렸다. 이 기구는 관원까지 219명으로 정해놓을 만큼 법제화돼 있었다.

  

이참에 대통령 친인척 관리기구 설립을 적극 권한다. 로얄 패밀리의 비리와 범죄만 봉쇄해도 사회분위기는 한결 나아질 것이다. 두고 봐라. 최소한 날파리는 날아들지 않을 거다!

 

위 글은 2012년 11월 2일자『경북일보』아침시론에 게재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