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신이 두렵다
봄날 흐드러지게 폈다가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보고도
눈물 한 톨 나지 않는 우리가 무섭다.
석양 지는 노을을 바라보아도
싯구 한 줄 떠오르지 않는 내가 두렵다.
이상기후의 징후 속에서도
공멸의 예언은 메아리 없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귀를 닫은 채 걷는다.
이성의 신경이 굳어버린 시대,
침묵이 익숙한 얼굴들만 남았다.
감성도 고목처럼 말라서
오그라든 마음이 펴지지 않아
따개비처럼 붙은 질긴 습이
생의 마지막 온기를 막고 있다.
저마다 잃어버린
가슴 저미는 아리함은 이제 말이 없다.
밤길 떠나는 낯선 이방인처럼
자기 자신이 낯설고,
모든 밤이 두렵다.
2015. 4. 3. 09:4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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