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잡놈이 밉다고 같이 잡놈이 돼선 안 된다!

雲靜, 仰天 2023. 4. 17. 04:25

잡놈이 밉다고 같이 잡놈이 돼선 안 된다!


지난 11월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추락하길 기도하자는 선동 글을 올린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를 비판, 비난하기 위해 보수 진영에서 만든 걸로 보이는 가짜 뉴스가 나돌아 다닌다. 즉 박 신부가 그 기도 선동 글을 자기 SNS에 올린 다음날인 "13일에 박 신부의 부친 박동부(안토니아) 신부가 65세 나이로 안타깝게 선종을 하였다"면서 "대통령 부부의 죽음을 애원했는데 부친이 죽다니 참 묘한 일도?~", "옛날에 어르신들 말씀 남 눈에 눈물을 보이면 자기 눈엔 피가 난다 했어요. 정답이었다"는 글이다.


자신이 어떤 수준의 사제인지 드러내 보여준 막말 파문을 일으킨 박주환 신부.
박주환 신부가 지난 11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물의를 일으킨 사진과 글. 윤 대통령 부부가 출입문이 열린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에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글을 써놨다. 이건 박주환이란 자가 신부가 맞는지 의심이 들고 거론조차 하고 싶지 않은 천박하고 저급한, 그의 인성이 어떤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야만적인 폭거다. 사진=박주환 신부 SNS 캡처


글쎄, 누가 만들었는진 몰라도 박신부를 패주고 싶을 정도로 밉고 그가 천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선 안 된다. 이건 박 신부와 다르지 않는 또 다른 생명경시의 연장선에 있는 음해이자 명백한 가짜뉴스다. 어쩌면 명예훼손 고소 시비에 휘말릴 수도 없지 않다. 박주환 신부 선친은 그저께 죽은 게 아니고 작년 2021년 11월 13일에 65세로 선종했다.

비판을 하려면 사실을 가지고 이성적, 논리적으로 해야지 감정적으로 대하거나 없는 사실을 날조해서 하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문제를 일으킨 자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가해 꼼짝달싹 못하게 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되려 반격을 당하는 빌미를 주게 되어서 서로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니전투구가 되고 문제의 본질은 사라지고 상대에 대한 불신과 증오만 남는다.

보수 진영 사람들도 박주환 신부와 같이 잡놈 보다 못한 자가 되고자 하는가? 그건 아니지 않는가? 한국 정치를, 국민들을 이런 식으로 수준 이하의 진흙탕에서 뒹굴도록 놔둬선 안 된다. 여야,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이런 식의 증오 분출과 희화화는 여야 간, 국민들 간 적대의식만 증폭시키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정치의 비효율성과 쓸데없는 사회적 비용만 지불케 할 뿐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국민의 정치외면을 확장시켜서 결국 정치공멸이 기다리고 있을 뿐임을 알아야 한다.

여야, 보수와 진보 측이 모두 자신들이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이런 식의 음해, 선동, 가짜 뉴스까지 동원해 권력이나 주도권 싸움만 벌여온 통에 사회는 전체적으로 아무 것도,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 극도의 불신감이 팽배해 있고, 이대로 계속 가다간 머지않아 나라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마저 든다. 나라가 어찌 되려고 이러는지 참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22. 11. 19. 06:47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