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상어야 미안하다

雲靜, 仰天 2022. 9. 10. 16:10

상어야 미안하다

 
 
상어는 부레가 없어
지느러미로 쉼 없이 헤엄친다
그래야 죽을 때까지 살 수 있다.
 
바다에 버려진 상어는
지느러미만 모두 떼이고
고통스럽게 흐느적대다 이내 죽고 만다
그렇게 죽어가서 지금 멸종위기다.
 
상어들이 비명도 없이 죽어갈 때 
인간들은 값비싼 '샥스핀' 요리를 즐긴다
스프에 쳐진 양념 맛인 줄도 모르고
지느러미 맛이 아니란 걸 모른 채
상어멸종이 자기와 뭔 상관이란 듯이.
 
상어야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한 때 모르고 나도 샥스핀을 맛있게 먹었어.
 
2022. 9. 8. 12:17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 위 졸시는『純粹文學』2023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