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play까페에서의 한때
점심을 먹고나니 아내가 북한산 근처 계곡에 아주 괜찮은 까페가 있다기에 산책 삼아 같이 가봤다. 아내의 말대로 까페가 일품이었다. 3층으로 된 건물도 아담했고, 안락의자들이 갖춰져 있어 실내 설비도 나무랄 데 없었다. 3층에서 눈을 들어 바깥을 내다보니 야외 정원도 넓고, 주변 경치도 볼만 했다. 싱그러운 신록 속에 흐르지 않고 조용히 머물고 있는 계곡물도 투명하기가 거울이다.
모처럼 등산을 하지 않고도 산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북한산을 오르지 않고도 창공의 푸르름을 들이킨다. 연두빛에서 푸름이 더해가는 녹음에 마음의 때까지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양귀비 입술보다 더 붉은 연산홍! 실바람에 하늘 대는 여리디 여린 민들레씨! 어디로 날아가서 자기를 번식할까? 다른 한 켠에선 녹색잎 단풍나무들도 연두빛 일색이다. 아직은 자기 계절로 가기엔 이르다.
나른한 오후 한 때, 춘곤증을 없애고 기분을 전환시키는 데는 산, 계곡, 숲과 시내물이 어울어진 이런 곳이 다시 그만이다. 시간 날 때 가끔씩 오는 것도 망중한이라고 할만하다. 가족끼리 와도 좋고, 친구들과 같이 와도 좋다. 아니면 혼자 와도 나쁘지 않다. 우리가 이곳을 떠날 때 계절의 여왕 5월이 저만치서 익어간다.
2020. 5. 1. 06:3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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