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사쿠데타를 기회로 미얀마 현대사를 6회에 걸쳐 연재하고 있다. 이 참에 미얀마의 역사와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2회로 나누어 소개하기로 한다. 양곤의 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과거 버마의 역사와 문화 관련 유물들이다. 내가 2019년 9월에 가서 직접 감상하면서 유물들을 사진에 담은 것들인데, 그 동안 미처 정리할 시간이 없어 한쪽에 팽개쳐놓은 것이다. 때 마침 미얀마 관련 글을 쓰고 있는 중이어서 내게는 시간이 없다는 걸 핑계로 한쪽 구석에 던져 놓은 사진들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려고 한다.--雲靜
미얀마 역사의 발자취 : 양곤 국립박물관 소개①
이곳 양곤 시내의 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유물들을 보면 버마 역사의 두 가지 큰 특징이 눈에 들어온다. 한 가지는 농업국가로서의 면모와 다른 한 가지는 불교국가로서의 면모다. 시기로는 두 부분 모두 고대사회를 상상하거나 사유할 수 있는 유물은 전시돼 있지 않고, 대부분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유물들로만 돼 있다. 현대 유물 혹은 예술품 중에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미얀마 화가들의 작품들도 전시돼 있다. 그 밖에 다른 특징들도 없진 않지만 모든 자료를 다 선 보일 순 없고, 특이한 것들만 불상과 농업문화의 특징을 읽을 수 있는 유물들과 함께 2회 때에 간간이 소개할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 올리는 사진들도 대부분 농업국가와 불교국가로서의 버마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유물이 위주가 된다. 내가 본 순서, 즉 1층부터 6층까지 전시돼 있는 유물들과 자료들을 순서별로 올린다. 먼저 불교 관련 유물들, 특히 불상을 소개한다.
이 박물관에는 불상이 상당히 많았다. 불상의 재질은 동과 금이 주된 것이었지만, 간혹 돌과 나무로 조각된 석조 불상과 목조 불상도 눈에 띄었다. 불상 주조 기술의 수준이나 기법에선 여타 중국이나 한국에 비하면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대 아테네나 로마의 신전 혹은 성당의 조각상, 중국의 불상들이 그렇듯이 기술과 미적 수준은 유물 제작 발주자의 경제력, 심미안과 정비례한 결과라고 봐도 될 것이다. 양식은 동아시아 대승불교 권의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불상과는 달리 인도의 간다라 양식 그리고 아잔타 양식의 흔적이 엿보이는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내가 인도, 버마, 태국(맛만 봤음), 캄보디아, 베트남, 중국 등지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인데, 버마를 경계로 그 이서 지역은 인도의 문화가 짙어가고, 그 이동 지역은 중국문화 쪽으로 짙어져 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미얀마는 인도문화와 중국문화의 경계선에 있고, 따라서 미얀마에는 인도와 중국의 두 문화가 다 녹아들어가 있는 셈이다. 버마문자는 한자 문화권이 아니고 인도쪽 언어의 영향을 받았지만 여타 식생활, 주거문화, 종교양식 등은 중국의 요소들이 많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불상들 가운데 내 눈에 들어오는 수작들을 위주로 소개하겠는데, 불상의 두상과 몸체, 나발, 백호, 상호, 육계, 삼도, 의상, 수인, 좌대 등에서 전체적으로 소승불교권의 불상임이 한 눈에 들어오는 특징이 있다.
오늘은 우선 불상만 몇 구 올리고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다음 단계의 농업 관련 유물은 차후로 천천히 소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