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말하지 않아도 될 변

雲靜, 仰天 2021. 2. 1. 06:20

말하지 않아도 될 변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카톡방이나 밴드는 청와대 정책실 회의장이 아닙니다. 정부 각 부처의 정책 심의실도 아닙니다. 사생결단 하듯이 상대의 이야기를 공박하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할 필요가 없는 곳입니다. 그냥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공감이 되면 좋지만 서로 공감하지 않더라도 다름을 이해하면 되는 공간일 뿐입니다.

 

그간 다른 분들에 비해선 글을 조금 많이 올리는 편이었지만, 많이 써놓은 글에 비하면 아주 많이는 올리지는 않았습니다. 더 올리려고 해도 다른 분들의 입장이나 심기를 헤아려서 올리지 않았죠.

 

게다가 작년 5월경부터는 검찰개혁이라고 하면서 나오는 방안들이 의 열정과 에너지를 활용해서 기존 체제유지와 정권연장을 꾀하려는 의도가 단박에 보이고, 지켜보니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도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는 걸 보고 그 결과가 어떨지 뻔히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공수처 설립 및 처장의 임명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일 뿐입니다. 그들은 큰 틀에서 이익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과들이 뻔히 내다보이는 상태에서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싶어서 더 이상 검찰개혁 주제의 글들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올리는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글이 올라와도 그건 다 본질은 외면하고 진영싸움을 하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법원개혁(현행 변호사제도도 포함)도 이미 내가 수년 전부터 계속 해오고 해서 신선한 이야기도 아니었습니다. 검찰개혁에 대한 나의 생각은 아래 글에 핵심이 들어가 있습니다.

 

https://m.blog.daum.net/suhbeing/840

 

끝으로 한 가지 더 말씀 드리면, 제가 그동안 거의 홀로 싸워오고 있는 포스코의 영일만 오염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상황이 어떻다는 것만 알아 주셔도 됩니다.

 

https://m.blog.daum.net/suhbeing/718

 

작년 한 해는 코로나사태 때문에 거의 활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에게 책임을 묻는 공청회도 열고 주민 호소문도 올리고 힘닿는 데까지 뛰었습니다. 작년 3월에는 영일만 일대 환경오염의 주범 포스코를 성토하면서 한국사회의 거대 자본에 대해서 경종을 울릴 여러 가지 계획이 잡혀 있었지만, 모든 것이 올 스톱돼버렸습니다. 이제 곧 코로나가 걷히고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말 계란으로 거대한 암석덩어리 치기와 같은 외로운 싸움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무소의 외뿔처럼 또 혼자서 갑니다.

 

한국의 지식인들이나 시민운동가들은 지방의 정치상황에 눈을 돌리지 않고 중앙정치만 거론하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현하 지방 정치 상황을 보면 한국은 이미 거대 자본에 모든 정치와 언론이 다 잠식당한지 오래임을 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치인과 언론과 법조3륜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의 보루여야 할 시민운동가들 역시 다 돈의 맛을 보게 됨에 따라 양심과 정의가 죽어버렸습니다. 여기에 일부 시민들마저, 아니 일부가 아니라 상당 부분 많은 시민들이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보고 공범이 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정의롭지 않게 축척한 가진 자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공생하는 자들도 정말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는 사회적 배경이기도 합니다. 정치인들과 언론은 오직 기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프레임을 걸어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국민들은 그런 실체를 모르고 프레임에 걸려서 제각기 좌우 쪽에 서서 서로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러는 사이 정의롭지 못한 기득권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고, 빈부격차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자기 몸뚱이 하나로도 연명하기 어려운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층민들은 더욱 못 살게 되어 결국 죽음으로 내몰리거나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황천에 있는 마르크스가 보면 노동자의 정의를 새로 내려야 할 것 같은 상황입니다.

 

한국의 정치, 고위 관료, 엘리트, 언론, 검찰, 법원, 변호사는 모두 거대한 인트라의 그물처럼 배면에서 카르텔을 맺은 한 통속입니다. 그들에게 애초부터 은 없었습니다. 설령 당이 다르고, 보수 진보로 갈라져 서로 험악하게 싸우고 있어도 역사의 거시적인 면에서 보면 다 같은 한패거리입니다. 그들에겐 그때나 지금이나 이 없었고, 없으니깐요.

 

세월호사건의 해결을 두고 말문을 닫게 만든 이가 야권이라고 생각합니까? 몇몇 유력 정치인의 죽음이 정말 자살이라고 봅니까? 누가 죽였는지 한 번도 제대로생각해보지 않았나요? 무엇이 진실인지 답은 이미 거의 다 나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도 진영에 앞장서서 투사 같이 싸우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측은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들은 2000년대 초반 한국의 역사를 기록하는 이의 붓에 공범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더 중요한 일에 매진하고 집중하기 위해 이곳을 나갑니다. 떠날 때는 말없이 가야 됨에도 군소리가 많았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何以思君

 

亂世忠賢多

雖寒松竹活

平時奸慝氾

暖但感月冷

 

不知如何過

秋暝突思汝

雪飛前欲知

君是否政客

 

왜 그대가 생각날까?

 

난세에는 충신과 현자들이 많아

추워도 소나무 대나무가 살지만

평소엔 간특한 자들이 넘쳐나니

날이 따뜻해도 달이 차게 느껴지는구나.

 

일생을 어찌 살았는지 알 수 없지만

가을 어스름에 돌연 자네가 생각날까?

눈발이 흩날리기 전에 알고 싶네

그대가 정치꾼인지 아닌지 말일세.

 

2021. 2. 1. 06:13

雲靜

 

※ 위 글은 원래 카톡방에 올린 원문에서 몇 군데 자구를 조금 고쳤습니다. 한시는 2017823일에 써놓은 것입니다. 한시가 쓰여진 시기는 달라도 주변의 삿된 정치꾼을 겨냥한 것이어서 맥락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