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동상이몽 도선사 방문 기도도량으로 이름난 삼각산 도선사를 다녀왔다. 완성해서 넘겨줘야 할 원고가 밀려 있어 갈 형편이 아니었지만, 가을 단풍을 지금 못 보면 어쩌냐며 아내가 하도 졸라서 같이 갔었다. 말은 맞았다. 정말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을 때이긴 했다. 그런데 막상 도선사에 가서보니 아내의 목적이 따로 있었다. 이걸 안 것은 절 경내에 들어간 뒤였다. 도선사는 빌거나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사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나는 처음 와본 절이어서 그렇다는 걸 몰랐다. 아내도 흰 무 같은 크기의 큰 초를 두 자루 사서 각기 우리 두 사람의 이름을 적고 소원 내용을 써주는 보살에게 내밀어서 뭔가를 썼다. 양초에다 붙일 종이에 글을 써주는 그 보살이 나에게 “뭐라고 써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