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이야기 나는 음식 중에 죽(粥, congee)을 제일 좋아한다. 그래서 평소에도 자주 즐겨 먹는다. 간혹 친구들과 어울려 일식집이나 횟집에라도 가면 나는 회나 초밥보다도 보통 죽을 연거푸 세 그릇이나 맛있게 비운다. 횟집에서 회가 아닌 죽으로 배를 채우는 셈이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 가난하게 사셨을 때 죽을 자주 먹어서 생각나는 향수 때문이 아니다. 사실 내 기억에 죽은 좋은 향수는 아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내가 유아 때 매일 먹는 죽이 물려 죽을 먹기 싫어 도리질을 쳤다고 얘길 해주신 것을 듣고 웃은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자주 죽을 먹는 이유는 속이 편해지고 마음까지 평온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는 내가 매번 죽을 먹을 때마다 느낀다. 단순히 죽을 먹고 포만감을 느끼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