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시냇가에서 오리들과의 한 때 모든 새끼는 다 귀엽고 앙증맞다. 냇가에서 유영하거나 자맥질 하듯이 대가리(짐승의 머리를 말할 때 쓰는 단어인데 사람에게 쓰면 결례가 되는 말임)와 코를 물속에 처박으며 먹이를 찾는 오리 새끼들을 보라. 꼬물꼬물, 엉금엉금, 뒤뚱뒤뚱, 정말 깜찍하지 않는가? 어미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새끼 오리들이 하나 같이 부리를 물속에 처박고 먹이를 찾는 것은 良知와 良能의 산 예다. 그저께 얘기한 왕양명의 양지와 양능의 예를 여기서 보게 된다. 새끼들을 풀어놓고 바라보고 있는 어미 오리는 뿌듯해 할 것이다. 저렇게 무심히 있는 듯해도 마음은 행여나 새끼들 중에 무리에서 이탈하는 애가 있거나 행여 다치거나 돌 뿌리에 걸리기라도 할까봐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거다. 모름지기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