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문 자작시 3

덧없는 사죄

덧없는 사죄 “엄마, 그만 자라 쫌! 앉기만 앉으면 조노?” “아이 참, 버스 안이다 뻐스 안!” 세월이 흘러 타박하던 아들은 막노동 같은 것 하는 거 없이 편히 지낸다 그런데 오후만 되면 왜 그리 잠이 쏟아지는지 어디서든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다. 어무이 나이가 돼보니 이제야 알겠네요 356일 매일 서너 시간 밖에 못 주무시고 평생 시장판 중노동에 얼마나 곤하셨을까? 그때는 몰랐다, 정말 몰랐다. 파김치가 되도록 일만 하시다 중풍 맞아서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장사를 하셨다 그러다 또 풍이 와서 자식도 몰라본 채 가셨다 이승에서 남기신 마지막 한 마디 “곱다!” 쉰 다 돼 장가 든 아들 며느리 손 잡고 하신 말씀 조시던 모습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따갑다 죄스럽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어머니! 이젠 계시는 그..

同學 소식

同學消息 同門修學友先去 因在遠未聽寄別 遲聞她離開人世 吾只能痛飮歎息 同學 소식 한 때 함께 공부했던 친구가 먼저 갔단다 멀리 떨어져 있어 기별도 제때 듣질 못했네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릴 뒤늦게 들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술로 탄식하는 것밖에 없구나! 2021. 8. 31. 01:25 북한산 淸勝齋에서 대만에서 박사반 동기가 病逝했다는 소식을 듣고 雲靜

젤 좋은 날

젤 좋은 날 비 오는 날은 비가 와서 좋고요 눈 오는 날은 눈이 와서 좋고요 해 있는 날은 해가 있어 좋고요 구름 낀 날은 구름 끼어 좋고요 366일 싫은 날 없이 다 좋지만 친구를 만나는 날이 젤 좋네요. 2021. 7. 7. 12:20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포항, 울산, 부산에 있는 친구들이 같은 시각에 제각기 그곳엔 비가 오고 있다고 보내온 문자를 보고 즉흥해서 쓰다. 친구 비 오는 날은 비가 와서 좋고요 눈 오는 날은 눈이 와서 좋고요 해 있는 날은 해가 있어 좋고요 구름 낀 날은 구름 끼어 좋고요 366일 싫은 날 없이 다 좋지만 친구를 만나는 날이 젤 좋네요. 2021. 7. 8. 09:06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제목을 원래대로 '친구'로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