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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검사들의 표본치? : 반성을 모르는 김웅 검사의 사직 변

雲靜, 仰天 2020. 1. 17. 11:55

대한민국 검사들의 표본치? : 반성을 모르는 김웅 검사의 사직 변

 
본 잡글이 끝나는 맨 아래 부분에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검사가 사직 의사를 밝히며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의 전문을 붙여 놨다. 나 같으면 아무리 내가 소속돼 있는 직장이라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실상을 알고 있는데 전혀 딴 소리하는 이런 글은 양심상 도저히 쓸 수 없다.

 

김웅의 이 글을 읽어보면 이 자는 먼저 조직 이기주의에 과도하게 집착해 온 검찰, 그들에게 국가와 국민은 없었으며, 검찰이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이 자에게는 검찰조직이 지금까지 저질러온 기소독점주의와 무죄추정 원칙의 훼손에 의한 직권남용, 검찰비리, 자기 식구 감싸기로 기소해야 할 사건도 무혐의 처리한 것이나 검찰조직의 권위적, 폐쇄적 운용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줬거나 국고를 축낸 것에 대해선 터럭만큼도 미안하다는 사과도 없고, 반성도 없다.
 
 

김웅 검사. 검사로서의 정의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다 이 자도 정치꾼들이 하는 것과 똑 같이 정의와 국민을 들먹거린다. 특히 “국민”은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검찰조직이 광복 후 70여년 이상 누려온, 기소독점주의에서 형성된 온갖 기득권이 무너질 것에 대한 불만을 “의분강개”로 포장하면서 말장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들 중 법조계의 실태를 아는 시민들이 수 없이 법을 올바로 운용하라고 했는데도 어느 똥개가 짓는가 하듯이 꿈쩍도 안 하던 검사들이 이제 와서 국민들과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말장난하다니!!!

 

또한 그동안 검찰이 독점해온 수사권(대통령도 건드릴 수 없는 조금도 견제 받지 않는 국가권력)을 일부 빼앗기게 된 공수처법을 통과시킨 여당+야4당과 현 정부는 물론이고, 앞으로 수사권을 나눠 가지게 되는 경찰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독점적인 수사지휘권으로 수족처럼 부려온 권력을 잃게 되는 걸 참을 수 없다는 심사를 표출한 것이다. 공수처법? 이 법은 원래 박근혜가 대선 후보 때 내놓은 대국민 공약이 아닌가!!

 

그런데 이제 와서 정권을 뺏기고 나니 자신들의 비리가 드러나 감옥에 갈 것 같으니까 저리도 미친 듯이 반발하는 게 아닌가? 지금 여당은 또 이 법으로 상대를 조지고 자기들 권력을 지속하고자 한다고 의도를 의심 받고 있는데 이것도 문제다!!!

 

물론 앞으로 경찰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찰도 검찰로부터 이양 받은 수사권 일부를 가지고 검찰과 같이 그놈이 그놈인 도긴개긴 짓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경찰개혁도 서둘러야 한다. 벌써 많이 늦었다. 늦어도 2년 전 “사법거래” 사건이 터져 사회가 한 번 뒤집혀 졌을 때부터 이미 법원, 검찰, 변호사 등의 이른바 법조계 전체의 개혁이라는 틀에서 경찰 개혁도 같이 전반적이고 구체적인 계획 속에서 진행시켰어야 했었다. 현 집권세력이 뭘 하는 걸 보면 속이 뒤집힐 정도로 미숙하고 치밀하지 못하다!!

 

향후 사법피해를 입은 억울한 국민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현재 우리나라 정치인들 중에 정말 힘 없지만 선량한 서민들을 위해 양심적으로 정치를 하는 자들이 몇이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 사실을 제대로 안다면 검사, 판사, 변호사, 국회의원, 고위공무원, 언론, 재벌이 함께 하는 법조카르텔 유착관계, 지들끼리 끼리만 해쳐먹는 엘리트 카르텔 관계의 원천적 차단 그리고 곧 다가올 미래에 예상되는 부유층, 특권층의 판검사 직업의 독점화방지가 최대의 국민적 과제로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판사와 검사 그리고 변호사의 연결고리를 제도적으로 국민들이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재조정되거나 혹은 분리시켜야 한다.

 

자 이제 김웅 검사가 사직하면서 공개한 문제의 변을 보자. 그의 이 글은 법이 어떻게 운용돼야 하는지, 또 검사라는 직분이 뭔지도 망각한 듯 한 내용을 담고 있는 데다 국민기만과 자기기만으로 점철돼 있어 내용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는 것조차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다. 그래서 딱 한 마디만 하련다. 이 자는 사직서 후반부에 자신이 “권세에는 비딱했지만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혼과 정성을 바쳤”다고 하는데 하도 어이가 없어 “풋!”하고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정말 사시에 합격할 정도이니 기억력은 좋은데,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자신들이 행사해온 기소독점의 폐해가 고스란히 억울한 국민들을 양산한다는 건 모를 정도로 판단력은 없는 자일까?

 

2020. 1. 16, 14:25
오스트리아 할슈타인 여행 중에
雲靜

 

 

“우리는 이름으로 남습니다.”

 

사직 설명서

 

김웅/기획부/법무연수원

 

아미스타드, 노예 무역선입니다. 1839년 팔려가던 아프리카인들은 반란을 일으켜 아미스타드 호를 접수합니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범선을 운항할 줄 모르죠. 어쩔 수 없이 백인에게 키를 맡깁니다. 키를 잡은 선원들은 아프리카로 가겠다고 속여 노예제가 남아있던 미국으로 아미스타드 호를 몰고 갑니다.

 

우리에게 수사권조정은 아미스타드 호와 같습니다.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입니다. 철저히 소외된 것은 국민입니다.

 

수사권조정안이란 것이 만들어질 때, 그 법안이 만들어질 때, 패스트트랙에 오를 때, 국회를 통과할 때 도대체 국민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국민은 어떤 설명을 들었습니까? 검찰개혁이라는 프레임과 구호만 난무했지, 국민이 이 제도 아래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게 되는지, 이게 왜 고향이 아니라 북쪽을 향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습니다. 의문과 질문은 개혁 저항으로만 취급되었습니다.

 

이 법안들은 개혁이 아닙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입니다.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되어 부당합니다. 이른바 3불법입니다.

 

서민은 더 서럽게, 돈은 더 강하게, 수사기관은 더 무소불위로 만드는 이런 법안들은 왜 세상에 출몰하게 된 것일까요? 목줄 풀고, 입 가리개마저 던져버린 맹견을 아이들 사이에 풀어놓는다면 그 의도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우리 애는 안 물어요’라고 말하는 순진함과 무책임함이 원인일까요? 의도는 입이 아니라 행동으로 표출됩니다.

 

권력기관을 개편한다고 처음 약속했던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는 왜 사라졌습니까? 수사권조정의 선제조건이라고 스스로 주장했고, 원샷에 함께 처리하겠다고 그토록 선전했던 경찰개혁안은 어디로 사라졌습니까?

 

그토록 소중한 아이가 사라졌는데, 왜 실종신고조차 안 합니까? 혹시 정보경찰의 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의 충성을 맞거래 했기 때문은 아닙니까?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이 아닙니까? 그래서 ‘검찰 개혁’을 외치고 ‘총선 압승’으로 건배사를 한 것인가요?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약속을 지키십시오. 물론 엊그제부터 경찰개혁도 할 것이라고 설레발 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기죄 전문 검사인 제가 보기에 그것은 말짱 사기입니다. 재작년 6월부터 지금까지 뭐했습니까? 해질녘 다 되어 책가방 찾는 시늉을 한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학교 갈 생각이 없었던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국민을 속이는 오만함과 후안무치에는 경탄하는 바입니다. 같은 검사가, 같은 방식으로 수사하더라도 수사 대상자가 달라지면 그에 따라 검찰개혁 내용도 달라지는 것입니까?

 

수사 대상자에 따라 검찰개혁이 미치광이 쟁기질하듯 바뀌는 기적 같은 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언제는 검찰의 직접수사가 시대의 필요라고 하면서 형사부를 껍데기로 만드는 수사권조정안을 밀어붙이지 않았나요?

 

그러다 검찰 수사가 자신에게 닥치니 갑자기 직접수사를 줄이고 형사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 갈지자 행보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사법통제와 사건 종결 기능을 제거하고서 형사부가 강화됩니까? 자동차의 엔진 빼고, 핸들 떼고서 바퀴만 더 달면 그 차가 잘 나가나요? 혹시 세계 8대 난제에라도 올리고 싶은가요? 도대체 검찰개혁은 양자역학이라도 동원해야 이해되는 것입니까? 그렇게 현란한 유로스텝 밟다가 발목 부러질까 걱정스럽습니다.

 

저는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합니다. 평생 명랑한 생활형 검사로 살아온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경찰이나 검찰이나 늘 통제되고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비루하고 나약하지만 그래도 좋은 검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혹자가 대중 앞에서 정의로운 검사 행세를 할 때도 저는 책상 위의 기록이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권세에는 비딱했지만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혼과 정성을 바쳤습니다. 그래서 제 검사 인생을 지켜보셨다면 제 진심이 이해되리라 생각합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마십시오.

 

봉건적인 명에는 거역하십시오. 우리는 민주시민입니다.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입니다. 그 대신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결국, 우리는 이름으로 남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떠납니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웅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