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위한 항변
더러운 우리에 가둬 더럽게 키워놓고
인간들이 우릴 더러운 동물이라고 하네요.
우리도 나고날 때부터 더러운 건 아녜요. 꿀꿀
당신들에게 더럽게 키워졌기 때문에 더러운 거죠.
우린 당신들이 주는 먹다 남은 찌꺼기를
고맙게 먹지만 그것도 깨끗하진 않죠.
그래놓고 왜 우릴 더럽고 욕심 많다고 욕합니까?
돼지꿈은 누구나 꾸길 바라면서 말이죠.
말 나온 김에 하는 말이지만,
우리만큼 맛있는 고기가 어딨어요? 꿀꿀
소도 그렇듯 머리, 발 안 먹는 부위가 없잖소?
그런데 왜 쇠고기보다 싸게 팝니까?
이웃나라 중국만 해도 값이 똑 같아요.
소는 일하고 몸까지 갖다바치는데
우린 하는 일 없이 처먹기만 해서 그런 겁니까?
우릴 너무 천대하는 게 아닌가요? 꾸울꿀
그래 맞다. 인간들아,
구제역 예방을 위해서라도
막사라도 좀 깨끗히 해서 키우지 그래.
그렇게 말하는 넌 뭐냐고!?
나도 돼지, 인간 돼지다. 왜?
돼지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인간들 중엔 그들과 가장 친근감이 드는
돼지띠거든.
2026. 3. 31. 07:50.
일산 향동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TV 뉴스를 보고
雲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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