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우리가 어떻게 살았냐고?

雲靜, 仰天 2024. 7. 19. 08:37

우리가 어떻게 살았냐고?



엄마, 아빠, 옛날엔 어떻게 사셨어요?
휴대폰도 없고, 인터넷도 없고
단톡방도 없었잖아요?

하하하, 우리 말이야?
손에 달린 핸드폰,
방에 처박혀 혼자 노는 게임기 대신
늘 자연이랑 친구들이랑 어울렸지.

참꽃 따먹고
칡, 도라지 캔다고 산과 들을 쏘다니며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놀았어.
올챙이, 붕어, 나비 잡고, 잠자리 쫓으며  
온종일 뛰어다녔지.  

소낙비가 쏟아진 뒤  
하늘 끝에 무지개가 뜨면
와— 하고 환성 지르며 달려갔지.
귀뚜라미 울고 스르렁 달이 오르면
밤이 이슥하도록 얘기꽃을 피웠단다.

처마 밑 고드름이 얼고,
함박눈이 내리면
강아지처럼 신나서 발을 동동 굴렸지.

우리는 늘 함께 어울리다 보니  
초승달처럼 쑥스러움과 수치도 알고,  
소나무처럼 체통과 품위도 알고,  
늑대처럼 인내와 사랑도 알았지.  

앞집 뒷집 서로 터놓고 살다 보니  
다투기도 했지만 먼저 양보했고,  
사람 마음 헤아릴 줄도 알았어.  
불의에는 분노했고,  
가난엔 눈물이 났지.  

허허, 얘들아 
우린 그렇게 살았단다.
글쎄 그래도······
나쁜 사람이 없지 않더구나.

2024. 7. 19. 19:45.
구파발행 전철 안에서
雲靜 초고

2024년 10월 제8회 서상문 서양화 작품 개인전 출품작(현재 작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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