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노인 이야기

雲靜, 仰天 2024. 7. 17. 05:48

노인 이야기



노인은 지혜라지만
정말 지혜로운 늙은이는
눈 속의 복수초만큼 드물다.

밥그릇은 수없이 비워도
속 한 번 헹구지 못해
늙은 소처럼
되새김만 하다 잠이 든다.

연륜이 쌓인다고
저절로 너그러워지진 않는다.
강이라 부르지만,
끝내 바다를 모르는 물길도 있다.

꽃을 쥐고 놓지 못해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처럼,
살을 비우지 못한 나이테는
한쪽으로만 굽는다.

거울의 때를 닦지 않은 세월이
겹겹이 앉아
얼굴과 마음을 함께 흐리게 한다.

이게 남 얘기일까.
남 얘기인 척 타자화할 것도 없다.
나 또한, 우리 또한
흐르지 못한 시간의 몸이니까.

2018. 11. 7. 05:45.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2022년 9월 제1회 서상문 서양화작품 개인전 출품작(이태진 선생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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