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공유/인물 및 리더십

윤석열과 이재명의 리더십 : "유능한 이재명"의 허구를 믿는 분들께

雲靜, 仰天 2022. 2. 16. 13:09

윤석열과 이재명의 리더십 : "유능한 이재명"의 허구를 믿는 분들께


지도자의 리더십은 智力, 언어구사 및 표현능력, 공감능력, 정의감, 인간적 매력, 권력의 합법성, 전문성, 통찰력과 통솔력 등등 여러 가지 무형의 덕목들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말과 행동의 계합, 즉 언행일치에서 형성된다. 지도자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언행일치는 그런 덕목들의 外化다. 말은 남들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愼獨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하고, 행동은 진실(誠信)되고 모순됨이 없는 일관성에서 믿음을 갖게 한다. 말과 행동은 자기라는 소아를 버리고 국민 전체의 이익과 공동선을 우선시하는 利他行의 마음가짐으로 연계되고 관통되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시쳇말로 "타고난 천성은 개 못 준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일까? 과학적으로 실험된 바는 없다. 내가 과문해서 그런지 통계학적으로 나온 통계자료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전혀 맞지 않지만, 맞는 사람에게는 100% 맞다. 통계의 몇 가지 결함이나 함정 중의 한 가지다. 개는 개일 뿐 개의 천성이 사슴의 그것으로 전화되진 않는다. 

최근 대선 정국에서 이재명의 대장동, 백현동 게이트의 몸통의혹과 관련된 이들이 벌써 여럿이 자살미수에 그쳤거나 유명을 달리 했다. 벌써 4명이나 된다. 


☆전 경기관광공사 유동규씨 자살시도(22. 10. ??)
☆성남 도시개발공사 전 개발사업부장 유한기씨 추락사(21. 12. 10)
☆성남 도시개발공사 개발 1차장 김문기씨 사망(21. 12. 21)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이병철씨 사망 (22. 1. 11) 

 

이재명이 권력을 잡게 되면 이와 같은 정체불명의 사건들이 훨씬 더 많아질 개연성이 커 보인다.

그런데 사인이 의심스러운 이러한 공포스런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이재명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성남시청이나 경기도청에 있을 관련 문서들은 절대로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가 책임 추궁성 언론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마뜩치 않다는 듯이 대한다. 상기 이병철씨의 죽음에 대해선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어쨌든 뭐... 명복을 빕니다."

 

그랬던 이재명이 어제 안철수 후보의 수행원이 안타깝게도 예기치 않게 사망하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같은 사람의 목숨이라도 안철수와 단일화를 모색해야 할 필요가 생기자 태도와 말이 달라진다. 한 사람은 시큰둥하게 대하고 한 사람은 예를 갖춰 순하게 대한다. 이 경우엔 오직 인간의 죽음에 대한 애도라는 것만이 목적이 돼야 함에도 말이다.

사람의, 더군다나 자신이 데리고 있던 부하나 동일 진영의 사람이 자신의 일과 관련해서 사망했는데도 저렇게 이야기하는데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들에겐 얼마나 야박하게 할까? 대장동게이트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에서 봤듯이 초기에는 대장동개발이 오히려 단군 이래의 최대의 공이 있다고 하면서 그 공은 자기가 한 것이라고 자랑하다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거론되자 그에 대한 책임은 남 탓이나 부하들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평소에는 얼마나 닥달하고 온갖 욕설로 횡포를 부릴까?

윤석열 후보는 어제 2월 15일 대선 출정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습니다." "진영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전문가를 등용하겠습니다."

"권한은 실력 있는 전문가에게 주고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무엇보다 참모 뒤에 숨지 않겠습니다." 

"저는 정치에 발을 들인지 얼마 안 된 신인입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부채가 없습니다. 오로지 저를 불러주시고 키워주신 국민 여러분께만 부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을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과감하게 개혁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어릴 때 성장 과정에서 엄격한 부친으로부터 자주 꾸중과 체벌을 받고 자라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상처를 받은 탓인지 그것이 현재 드러나고 있는 몇 가지 불안감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의 말대로 자신은 정치신인이라고 했으니 나는 일단 윤석열 후보가 한 말들의 진정성을 믿어보기로 했다. 자신과 가족에게 의혹이 있다면 그에 대해선 스스로 의법처리 되도록 말끔히 해소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권좌에 앉더라도 어제 얘기한 정신으로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왜 시대의 부름에 응했는가를 임기뿐만 아니라 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잊지 않기를 바란다. 지도자의 고독과 청빈은 그냥 평범한 공무원의 삶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과 역사의 부름에 응해서 지도자의 삶을 살기로 한 이상 자신이 감내해야 할 책임이요, 멍에이기 때문이다. 나라의 임금이 누구인지 모르는 백성이 많으면 많을수록 태평성대라는 호랑이 담배 무는 시절은 아니지만 정말 진득한 리더는 빈 깡통처럼 시끄럽지 않다. 국가대사가 자신이 껴안아야 할 天分의 소명이라면 기꺼이 누구보다 먼저 죽을 각오로 임해야 한다. 모두가 반대하더라도, 그래서 자신의 사지가 찢겨나가더라도 옳은 일이라면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할 수 있는 금강석 같은 의지와 각오가 있어야 한다.

 

게걸스런 부나 번지수가 잘못된 앙상한 권력, 몸에 맞지 않는 의복인 듯 분수에 맞지 않는 명예처럼 뜬 구름 같은 穢土의 하찮은 것들은 멀리하거나 바로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이런 철학이 없는 자라면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 그러는 넌 어떤데 반문하면서 내 말을 불편하게 듣는 분들도 없지 않으시겠지만 나도 오랜만에 이런 지도자를 희구해보기로 해서 해보는 말이다.

삼국지의 세 주인공 유비, 관우, 장비 의형제의 행적을 보면 세 스타일의 리더십으로 유별해낼 수 있다. 장비는 윗사람이나 힘 있다 싶은 사람에게는 아부를 잘하고 비굴할 정도로 굽실댔지만 아래 사람에게는 까다롭고 모질게 굴었다. 부하의 공은 자기가 가로채고 과오의 모든 책임은 부하에게 돌리고, 심지어는 아랫사람들을 걸핏하면 욕하고 구타까지 해댔다. 

이질적인 성격의 관우는 장비와 서로 정반대였다. 관우는 힘없는 아랫사람에게는 친절하고 너그럽게 잘 품었으면서도 부정한 윗사람, 주어진 힘을 잘못 쓰고 있는 자에게는 까칠하게 대하고 꼿꼿하게 직언하거나 대들고 바른말을 잘했다. 

맏형인 유비는 장비와 관우의 이러한 일장일단을 다 포용하면서 아랫사람에게는 관대했고 윗사람에게도 현명하게 할 말을 다 하면서도 예의를 지키고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는 지도자로서의 바람직한 리더십을 보였다. 

과연 이재명과 윤석열은 리더십에서 각기 장비, 관우, 유비 셋 중에 어디에 속하는 인물일까? 위 발언이나 평소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보고 들은 사람은 굳이 내가 어떻다고 평단을 내리지 않아도 금방 알 것이다.

 

 

윤봉길의사 추모식장에서 만난 두 후보. 같이 동석해도 데면데면할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은 전과가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런 전력이 없기 때문이고 그 사실을 의식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스스로가 문제가 있다고 자인한 바, 이제 패색이 짙어지고 더 이상 지지율을 높일 수 없다고 판단해져서 그런지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타켓 삼아서 고액이 들어갈 홍보물까지 제작해 설득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물론 짐작컨대 자신의 오점이나 부족한 점에 대한 자인도 자기 스스로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라 참모들이 조언을 했거나 홍보 회사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했을 공산이 크다. 

그런데 그 광고에서도 하는 말이 가관이다. 정말 진지하게 반성하고 회개해도 모자랄 판에 또 다시 예의 그 잘난 둘러치기, 책임전가하기 등의 말장난을 해대고 있으니 정말 뼛속까지 믿을 수 없는 자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스스로를 변호하는 문구를 보면 이번에도 이재명이 형수에 퍼부은 쌍욕, 시장인 자신에게 질이 좋지 않은 유동규 같은 사람은 쓰지 말라고 충고했다는 이유로 가둔 친형의 정신병원 행정(강제) 입원, 유사한 이유로 성남 지역 김 모 여성 시민운동가를 정신병동에 감금한 것, 모 여배우와의 "공짜 연애"의혹, 석사논문 표절, 성남시나 경기도 의회에서의 폭언, 대장동사태, 지역화폐 문제 등등 보통 사람은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여러 가지 괴이한 일들에 대해서 모두 '불의와 싸우다 생긴 것'이라고 능청스럽게 둘러대는 걸 보고 나는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을 보는 것 같았다. 

 

벌써 자기를 싫어하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만든 홍보물이 자기가 대오각성해서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해도 시원찮을 판에 변명이거나 새빨간 거짓말들 일색이다. 국민을 상대로 한 신성한 홍보마저도 거짓말로 대중을 속이려 들고 있는 것이다. 케뮤니케이션학에선 사과하는 형식은 갖췄지만 사과 내용이나 비언어적 태도가 사과라고 볼 수 없이 진정성이 없고 예의 없는 것을 두고 '疑似사과'라고 하는데, 이는 사과를 하지 않은 것 보다 더 못하다. 사과가 사과답지 않으니 듣는 이들의 화를 더 돋구니까! 이재명이 지금까지 하늘처럼 두려워하고 떠받들어야 할 국민을 상대로 속이려고 들거나 말을 바꾼 것들 중 우선 몇 가지만 예로 들어 드리겠다.

"재벌 해체 정치 생명 걸겠다."(17. 1. 15, 손가락 혁명단 출정식에서)▶ "재벌이라고 불이익을 줄 필요 없다."(21. 7. 7,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서)

"나는 유능한 진보다." (16. 11. 28)▶ "나는 사실 진짜 보수다."(21. 12. 25) 

"육군사관학교 경기 북부 접경지역 이전을 공식 건의하겠다."(20. 7. 27)▶ "육군사관학교를 안동 이전을 추진하겠다."(22. 1. 1)

"기본 소득 국민이 동의할 때까지 하지 않는다."(21. 12. 21)▶ "제주형기본소득, 노인 기본소득, 청년기본소득, 농촌 기본소득, 문화예술인기본 소득 시행하겠다."

"코스피 5천, G5,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겠다."(22. 1. 4)▶ "임기 내 달성하겠다는 것은 아니다."(22. 1. 11)

"국토 보유세 국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21. 11. 30) ▶ "철회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김포공항 이전하고 대규모 주택공급을 검토하겠다."(21. 11. 31)▶  "김포공항 존치하겠다."(22. 1. 23)

"네가티브 중단하겠다."(22. 1. 26)▶ 이 말 있고 나서 2시간 후 윤후보를 겨냥한 듯 "술이나 마시고 측근 챙기고 게으르면 나라 망해!" 

"정부조직개편 최소화 하겠다."(22. 1. 19)▶ "과학기술 혁신 부총리, 청년미래부, 기후에너지부, 데이터전달부, 우주전략본부, 예산전담부서, 국토개발주택청, 해외동포청을 신설하겠다."  

"과학 아닌 정치"(20. 9. 4, Facebook)▶ "경제는 정치 이념이 들어가면 안 된다." (22. 2. 2 양자토론)

이재명을 지지하는 이들에겐 이 정도는 그래도 거부감 없이 믿고자 애써 노력할 것이다. 이재명이 여친과 여친의 엄마를 칼로 약 40회 이상의 난도질로 살해한 잔혹한 살인마 조카를 직접 변호한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이마저도 이재명은 처음엔 그 살인사건을 청년 남녀간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연애 관련 사건이었다고 호도했다. 최근엔 이재명 아들의 대학입학 특혜 의혹, 상습도박, 성매매 의혹, 병역 의무 기간 중의 군 의무병원 입원 특혜 의혹에다 배우자 김혜경 씨까지 법인카드로 국민 혈세 332만원을 사용한 공금유용에 대해 이재명이 묵과한 게 아닌가라는 의혹도 쏟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믿지 않을 것인가?

 

그러면 이재명의 가난과 자살까지 시도하던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성공한 헝그리정신과 성공신화는 어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믿어도 되는 것일까? 후각도 그다지 발달돼 있지 않는 나에게까지도 그것 역시 사전에 치밀하게 짠 각본에 따른 허구라는 냄새가 풍겨온다. 인생 전체가 허구와 자기기만, 타자 능멸의 삿된 기가 가득한 삶을 살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몇 가지 예를 제시하지 않으면 믿지 않을, 어쩌면 예들을 듬뿍 제시해줘도 믿지 않을 이들을 위해 번거롭지만 대여섯 가지 정도 초들겠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고 가족들을 웃기기도 했다. 등교 길에 길가에 벌집을 갑자기 쑤셔 뒤따라오던 아이들이 벌에 물려 학교에 가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추운 겨울날 징검다리에 물을 끼얹어 모르고 따라오던 친구들이 미끄러지게 만드는 악동 짓도 했다." (저서 인간 이재명)▶ 그의 형은 "이재명은 어릴 때 소극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고 했다.

 

반면, 그의 작은 형 고 이재선은 이재명이 얌전한 게 아니고 활달한 성격이었다고 한 바 있다. 이재명 역시 자서전에서 이렇게 써 놨다. "소심하고 내성적이라 창피하기도 했지만 고향 친구들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이재명 다이어리). 그러다가 또 다른 책에선 이재명은 이렇게 얘기했다. "좀처럼 기죽지 않고 고집이 세기도 했지만 언제나 밝아서 주변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자랐으며 어릴 때 별명이 '무던이'였다"고!


이재명의 타고난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마저도 일치하지 않으니 여타 부분에 대한 기록은 신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된 상반된 두 평가 중 아마도 소심하고 얌전한 게 아니었다는 기록이 진실인 듯한데, 그의 초등학교 1학년 생활기록부에 그가 "고집이 세고 성적이 미미하지만 씩씩하고 동무들과 잘 어울린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의 언행으로 봐서 이재명은 결코 소심한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다 못해 과격하기까지 하다. 절차를 무시하거나 공사도 구분하지 않는 비민주적 개입과 관여, 권력의 오남용 혹은 월권 그리고 국고를 자기 주머니의 쌈짓돈처럼 써도 된다는 인식 등 내로남불의 이중성, 폭력성, 화를 참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와 같은 결점들은 비록 소싯적 장난기였지만 자기가 즐겁기 위하거나 이익을 취하기 위해 남을 골탕 먹이는 성격은 "성미가 불같았다"는 "친할아버지"(이재명 자서전에서 자기가 한 말)를 닮은 게 아닌가 짐작된다. 

"얼른 입고 있던 청바지를 벗긴 누나들이 나를 데리고 나가 씻겨주었는데 돌아와보니 청바지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중략) 소년공 한 달 월급이 1000원 정도였다."(이재명 자서전)▶ 그런데 그 시절 청바지는 굉장히 귀한 것이어서 가난한 사람은 아무나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었지 않는가?

자서전엔 안동의 도촌리를 떠나 성남으로 올라온 이재명이 "소년공" 시절 몇 군데 공장을 옮겨 다니면서 받은 월급 역시 같은 시기 하루 일당이 100원이었다 그랬다가 400원, 600원이었다는 식으로 액수가 들쭉날쭉 했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것도 너무 많다. 

"프레스는 위에서 무거운 게 떨어지니까 뼈와 살이 부서지고 샤링기에서는 잘려나간다." "유압 프레스에 박자가 조금만 어긋나도 손이 잘리고 마는데 프레스가 내 손목 관절을 으깨면서 골절이 일어났다"고 했다가 "프레스가 내려와서 손목을 분쇄시키는 걸, 내가 알고 뺀 게 아니라 손이 빠져나오는 중에 짓눌렸다고 봐야 한다. 0.1초라도 늦었더라면 나는 손 하나가 없거나 손목을 쓸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같은 책의 다른 페이지에서는 "왼손 손등으로 내려오는 뼈 두 개 중 바깥쪽은 자라지 않고 안쪽 뼈만 자라면서 통증이 심해졌고 손목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관절이 으스러진 부분은 성장판이 깨지고 말았던 것이다."▶ 자서전의 또 다른 곳에선 "프레스에 손목 관절이 으깨지면서 골절이 일어났다." "열다섯 살이 되자 손목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관절이 으스러진 부분의 성장판이 깨진 탓이었다. 내 왼팔은 그렇게 굽었다." (이재명 자서전)

그래서 자기는 "한 손으로 넥타이를 매야 한다. 한쪽 손목이 없으므로"라고 했다. 그래서 장애인 6급 판정을 받아서 병역도 면제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나중에 그가 두 손으로 넥타이를 매거나 골프를 치는 모습이 찍힌 사진들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

자서전엔 또 부친이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해도 자신은 듣지 않고 공부만은 죽자 살자 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그랬는지 "나도 야간을 다녀볼까 했는데 아버지가 말렸다. 공부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썼다.(이재명 자서전) 그런데 나중에 도지사인지 대통령인지 출마하려고 마음을 내고 난 후에 이런 식으로 자기 아버지를 깎아 내려선 좋을 게 없다 싶어서 그랬는지 공부를 극구 말렸다고 여러 차례 얘기해놓은 부친을 다시 아들인 자기를 공부시키길 좋아해서 중고 삼국지책이나 영어 카세트테이프를 주어 갖다 주면서 공부하도록 한 자상한 아버지로 그려 놨다. 

자기 집이 너무 가난했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서술은 자서전 곳곳에 많이 나와 있다. 그 중 한 가지로, 부친이 너무 가난해서 장바닥에 버려진 썩은 사과를 주어와서 식구들에게 먹였다고 했다. 그러나 자기가족의 생활을 알고 있는 주위 이웃의 눈을 의식했는지는 몰라도 시간이 조금 지나서 펴낸 다른 책에서는 자기 부친이 "썩은 사과"가 아니라 "썩기 직전의 사과"를 주어 먹였다고 했다.

이런 것들 보다 더 가관인 기록도 많다. 그 당시 그가 다니던 공장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을 불러 모아 권투시합을 자주 열었는데 이재명도 출전시켰던 모양이다. 또 다른 책엔 "한쪽 손목을 쓰지 못하는 그가 이기기는 쉽지 않았다. 이재명은 자주 지고 어쩌다 이겼다. 많이 얻어터지고 조금 때렸다"고 기록돼 있다. 이런 기록은 이재명 본인의 진술을 받아 적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자서전 형식의 저서에 나와 있다.

 

이 권투시합 얘기가 사실일까? 한 손을 못 쓰는 아동을 권투 시합에 나가게 했다는 것은 야비하게 그 당시의 선배들을 너무 잔인한 사람들로 그려놓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또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한쪽 손목을 쓰지 못하는 아동이 두 주먹만 사용하는 권투시합에서 상대가 얼마나 약체였기에 어쩌다 이기기까지 했고, 조금 때리기도 했었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엔 이런 것들도 이재명에겐 승부근성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쓴 "픽션"일 수도 있다. 아니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아마도 이재명은 남들이 생각할 때 이런 식의 승부근성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 보이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의 지적 수준이 어떠하다는 게 드러나는 유치찬란한 이야기다.

"부모 형제가 돈을 모아 집을 샀다. 더 이상 이사를 다니지 않게 되었다."(17. 자서전) ▶ "1982년 대학시절 일곱 식구와 단칸방에 살며 (식구들이) 모두 잠든 방에서 공부를 했다."(21. 12. 20)

이런 식의 앞뒤 안 맞는 이야기나 당시 현실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밝히자면 책을 두 세권 정도는 써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것을 밝히는 내가 사람이 너무 쪼잔해지는 것 같아서 이제 그만 여기서 이 하찮은 짓은 그만 멈추고 싶다.

나는 이재명이 책에서나, 인터뷰에서나, 강연에서나, 아니면 선거유세에서나 쏟아내는 말들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게 너무 많아서 거의 믿지 않게 됐다. 심지어 자기가 쓴 책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책을 읽으면 이재명이 어떤 인물, 어떤 이미지로 형성시킬 지를 고려한 합목적적인 글을 쓰고 있다는 냄새가 나서 그의 진실성을 저으기 의심하고 있다. 그 목적이라는 것은, 대략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이재명은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래서 초등학교만 마치고 중고등학교는 다니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어릴 때 책 읽기는 엄청 좋아해서 책만큼은 닥치는 대로 읽었다. 또한 이재명은 "너는 앞으로 큰 인물이 될 거"라는 모친의 말(같은 자서전에는 "집에 찾아온 먼 친척이 내 귓볼을 만지며 크게 될 거라는 말보시를 했다"는 둥, 자기가 다닌 학원 원장이 "재명이 넌 공부를 해야 될 놈이야. 넌 달라"라고 했다는 사람도 많았다는 식으로 큰 인물이 될 거라는 암시를 주는 곳이 여러 곳 있음)을 믿으면서 자랐다. 또 그래서 '그는 가난과 그 모든 고초와 난관을 겪고 공부는 포기하지 않았기에 어렵게 검정고시를 거쳐 법대를 가서 변호사까지 했었고, 시장과 도지사직에 있으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정의롭게 훌륭히 수행하면서도 모친을 엄청 챙긴 둘도 없는 효자'라는 이미지다.

 

한마디로 사람들로 하여금 이재명은 찢어지게 가난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알고, 어려운 과정에서도 역경을 딛고 공부도 많이 했으며, 행정경험도 많이 쌓았기 때문에 자기 모친의 말처럼 큰 인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드는 저의가 엿보이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정말 중요한 사실은 처음부터 그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생각은 없어 보이는데, 그런데 시장도 해보고 도지사를 하면서 자기 식(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수단으로 삼아서)으로 자기 사람을 돈이나 특채로 뽑아주는 등 비정상적이거나 불법으로 엄청나게 챙기고, 심지어 돈으로 매수를 해서 대법관까지 살 수 있게 되자 "이것 봐라! 이런 식으로라면 대통령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어느 날 욕심을 낸 게 아닐까라고 판단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헛꿈을 꾸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자서전 내용도 그 이전과 달리 쓰기 시작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 전에 쓴 앞의 책에선 비교적 진솔하게 쓴 것들이 오히려 지도자상을 부각시키는데 마이너스가 되고 좋지 않겠다 싶어 그 뒤부터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을 속여 가면서까지 능력이 출중하며, 못 살고 어려운 사회적 약자 편을 드는 정의로운 인물, 국가지도자가 될 수 있는 큰 인물, 부모에 대한 효성 깊은 인물로 분식하기 시작한 게 아닌가 하고 추론된다.

 

한 마디로, 거짓말이 거짓말을 부른 것이었다는 소리다. 바로 이러한 것들의 표현이 내가 이 글 맨 앞부분에서 제시했듯이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숱한 공약을 내보였다가 반응을 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접어버리는 그런 폐해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말 유능한 지도자라면 공약은 그런 식의 날림으로 만들어서 내지 않는다. 공표했다가 반응이 좋지 않으면 바로 철회하는 그런 식으론 어림도 없고, 그렇게 하는 그 자체가 능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는 소리다. 


이재명이 그려놓은 일 잘하고 유능한 지도자상은 일반 선량한 사람들을 속이는 트릭이지만 그기에 빠지는 사람들에게는 헤어날 수 없는 함정이다. 이재명 측에선 윤석열의 신주, 주술 에피소드를 비판하지만 그러나 이 자체도 강력한 주술이다. 이재명의 모친이나 친척들이 말한 것들을 믿는 성향이 있다면, 또 점이나 사주 따위가 사실이라면 나도 엄청난 큰 인물이다. 내가 67세에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는 둥, 천군만마를 호령하고 문무백관을 거느리는 임금의 상이라는 둥 헛소리를 해대는 점쟁이나 사주쟁이의 말을 들은 친구와 선후배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나는 모친과 친구와 선후배들이 점이나 사주를 보러 가자고 했을 때 부모의 말을 듣거나 친구 후배들 청을 들어주는 것도 도와주고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해서 재미 삼아 따라가서 본 것이지만 나는 애초부터 그런 말들을 마음속에 두지도 않거니와 아예 믿지를 않는 사람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처럼 요 모양 요 꼴로 살고 있겠는가? 다 부질없는 짓이다.

그런데 이재명을 능력이 뛰어난 인물로 믿는 이들에겐 참 미안한 일이지만 위에서 갖가지 사례들을 보았듯이 그가 늘 약자 편을 드는 정의로운 정치인, 깨끗하고 공사구분이 분명한 지도자, 능력이 뛰어나고 위기에 강한 경제대통령 따위의 그런 이미지나 입소문 등등 그 모든 것은 모두 이재명 본인 및 그 주변과 이성적 판단력이 부족한 일반인들의 무지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가공된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전부 교묘하게 트릭을 걸어놓은 허구적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거대한 틑 안에 갇혀 이재명의 현란한 말과 공약들을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된다. 단적인 예로 그가 어떤 공약을 내놓고 나서 반대여론이 심해지자 바로 취소하고 주어 담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닌데 그가 낸 숱한 공약들 중 끝까지 지켜질 공약이 얼마나 될까 말이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국민의 말"을 잘 듣는 지도자라며 그의 말을 믿을 수 있어 지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국민들 중엔 반대하는 사람들뿐인가?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지 표가 되지 않고 불리할 거 같으니까 번복했을 뿐이다. 정말로 국민의 말을 들어서 그렇게 한 게 아니란 걸 왜 모를까? 만약 당선되면 그는 자기 맘대로 할 사람이다. 지금은 잠시 표 때문에 살짝 감춰놓은 그의 독단, 자유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강압적, 폭력적 성격이 이러한 술수와 말 바꾸기, 얼렁뚱땅 둘러대기, 뻔히 보이는 거짓말, 오리발이 결합되는 것에서 우리는 독재와 파쇼시대를 예견해야 한다. 그리하여 하루 빨리 트릭과 술수로 만들어 놓은 이재명에 대한 가공된 신화를 깨고 그의 본 얼굴을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제는 개인의 기호의 문제가 아니다. 나라의 장래가 걸린 일이다. 

아무튼 평소 정신건강이 괜찮다고 칭송받는 나마저도 얼마 안 되는 이 짧은 시간에 그의 이런 말들을 너무 자주 들으니 현기증이 나고 속이 매슥거리고 정신이 이상해진다. 만약 앞으로 5년간 더 듣게 된다면 나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국민들도 정신착란증에 걸릴 수 있겠다 싶다.

어찌 할 것인가? 그에게 권력을 잡게 해줘서 나중에 직접 당하고 난 후에 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그러지 않고 미리 통찰력을 발휘해서 현명하게 사전에 미리 그를 막을 것인가? 선택과 결과는 온전히 이재명 지지자들의 몫에 달렸다.

 

이재명은 평범하고 선량한 시민이라면 평생을 두고도 못하는 죄를 엄청 많이 저질렀음이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비리들이 드러날지 분노를 넘어 이제는 정말 궁금해진다. 그래 놓고도 자신은 깨끗하고 청렴한 정치인이라고 입만 열면 거짓을 말하고 교언영색으로 선량한 국민들을 능갈쳐오고 있다.

 

이재명은 똑똑하고 능력 있어 보이고, 그래서 마치 경제를 살려서 자신들을 다 먹여 살려줄 것처럼 믿은 나머지 그를 지지하는 분들이여! 제발 타고난 천성은 본인의 마음 수행과 깊은 반성과 회계를 거치지 않는 이상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진리를 명심하기 바란다. 며칠 전에도 강조한 바 있지만 기둥뿌리, 즉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제아무리 노력을 해도 천성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재명의 이러한 야누스적인 두 얼굴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모르는 "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른다. 현재 이재명을 지지하는 35% 전후의 지지자들은 무슨 투철한 이념 때문이 아니라 십중팔구는 그로부터 부정한 덕을 봤거나 대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몽땅 함께 쇠고랑을 같이 차야할 운명공동체의 일원들이다. 이재명의 말들 중 위 문제들과 관련 되는 말들은 거의 100% 거짓말이다. 만약에 거짓말이 아니라면 이재명의 책이란 책, 자료란 자료를 상당히 많이 보고 분석해본 나에게 책임을 물어도 좋다. 

타고난 천성은 개에게 주지 못한다. 개 같이 태어난 사람은 개 같은 삶을 살다 가고, 군자 같이 태어난 사람은 군자답게 살다 간다. 개는 개팔자가 상팔자다. 개가 군자를 흉내 내면 뱁새가 황새 흉내 내다 가랑이가 찢어지듯이 다리가 부러진다. 잘 찾지도 않던 종친회 제례를 위해 경주를 찾아가 일족의 조상 모시는 제사에서 큰 절을 하다 뒤로 벌러덩 넘어지거나, 선거 출정식에서 차가 뒤로 전복되는 것은 무슨 징후일까?

 

 

작년 12월 10일, 경북 경주시 소재 표암재를 방문해 알묘를 지낸 뒤 자리에서 일어서다가 잠시 중심을 잃고 넘어진 이재명 후보. (사진 출처 : 뉴시스)
2월 15일 부산에서 전복된 이재명 후보 유세차량. 이 사고로 2명이 다쳤다. 하필 이날은 공교롭게도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 경 부산 진구 부암동 동해남부선 철도 선로 아래 도로를 지나던 이재명 측 대통령선거 유세차량이 굴다리 입구에 충돌한 뒤 옆으로 넘어졌다.


이제 정말 쓰고 싶지 않고 하잘 것 없는 이 따위 주제의 긴 글은 이쯤에서 마칠란다. 이재명이 당선 되든 안 되든, 이번엔 정말 다 세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비리와 탈법, 위법, 범법, 또 그로 인해 수도 없이 사과한 인물이 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고 한 것 자체로 사회 기풍이 엄청 많이 상한 셈이다. 악인에게는 능력을 따질 것도 아니지만 그 능력이 좋을 리가 없다.

 

글을 마무리 하는 이 시점에 불현듯 이재명의 먼 친척이 어릴 적에 그에게 "큰 인물 되겠어 이거!"(이재명 자서전)라고 했다는 말이 떠오른다.(물론 이 말도 사실인지 의심이 가지만!) 그의 말대로 그는 이번에 큰 인물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대장동게이트이든, 백현동 공사든 뭐든 시퍼렇게 눈 뜨고 있는 국민들까지 세 치 혀로 속여 나라를 거덜내려고 한 죄과를 제대로 치러서 정말 역사서에 기록될 큰 인물 말이다. 나는 나의 예지력과 약간의 神氣를 믿는다! 투표조작이나 부정개표만 없다면 말이다.

2022. 2. 16. 13:11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