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화
A :
좋은 아침!
출근했능교? 오늘 불금인데 잘 지내시소~
아침에 퍼뜩 머리를 스쳐 가는 게 있었는데 호를 하나 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東浪"이 섬광처럼 떠오릅디다. "기모"는 주민등록증 위에만 놔두고 "동랑"을 호로 삼으면 어떨까 싶심다. 어울리는지 생각 좀 해보이소!
https://suhbeing.tistory.com/m/370
B :
원풍경을 잊고 살았네요. 고향의 원풍경을 가끔 그려보긴 했는데.....이런 깊은 생각도 해보진 못했고.....뿌리 없는 나무 없듯 원풍경 없는 인간 없을텐데....생각해보니 잊고 살아온 것 같아요. 가끔 생각 나기도 했지만 정리되지 않은 채로 어쩌다 한두 번 머리속으로만 그려보며 살아왔네요.ㅎ
지한테 호까지 필요 있겠심니꺼....ㅋㅋ 그냥 기모라 불러주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구요. 발 문수도 얼마 안 되서....."동랑"이라고 이렇게 불러줘 하고 소개해줄 데도 별로 없심더.....ㅋㅋ감사합니더....
A :
불러 주는 이들이 많고 적은 게 뭐 크게 문제가 되나요?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누가 불러줌으로써 꽃이 되었다는 말이 있잖아요~ 東臺山+영덕 삼사의 파도=東浪
B :
지한테 산과 바다 다 주신거네요. 고마버요.ㅎㅎ 자연처럼 넓게 보고, 넓게 안고 살아 갈께요. 해안 때려서 내가 깨지는 순간이 있더라도.....좋은 생각에 빠져 들게 해줘서 고맙어유.ㅎ~ 깨지는 건 일순간 도전은 계속되고...
https://youtu.be/k6l06pmg2SY
배호 좋아하잖아요. 서박님도.....
A :
감쏴!
어찌 그리 타이밍을 잘 맞춰서 보내 주능교. 안 그래도 아침부터 동해 바다가 계속 삼삼하게 눈에 밟히던데... 그래서 술을 한잔 할까 생각하다가 "아차 아니지 약을 먹지!" 그래서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왔어요.
한 곡조 큰 소리로 시원하게 불러 봤어요~ 여긴 혼자 있으니 못 불러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어서 자신 있게 큰 소리로!! ㅋㅋ "파도는 영원한데...밀리는 파도처럼 인생도 부서지고 가버린 추억만 맴을 도네"
B :
항금의눈 한 곡만 더 들으시소....
https://youtu.be/iPx4ymrWtyU
나훈아하고 배호 비교하시면서....
https://youtu.be/DK2hzVZmeIk
A :
두 곡 다 음미하면서 비교해 봤는데 각각 개성은 있지만 내게는 역시 배호가 더 안정감 있게 들려요. 꺾고 빼는 것도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배호만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고요. 일단 두 가수의 성량부터가 달라요. 나훈아의 목소리는 떡골미가 빠져 나오듯이 가늘게 느껴지지만 배호의 목소리는 굵은 통나무가 구르는 느낌입니다.
황금의눈은 우리집 형이 잘 부르는 곡입니다. 형하고 가끔씩 술 한잔하고 노래하러 가면 이 노래도 듣곤 했죠. 가사도 차~암 마음을 사로잡아요. 애통함과 비련미를 느끼게 만드는...
시가 시인의 마음이듯이 배호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는 그의 마음으로 들려요. 배호의 지인들 중엔 그가 밝고 명랑했었다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배호에겐 쾌활과 우수의 두 마음 상태가 공존했던 것 같아요. 쾌활은 냇가에 흐르는 윗물이고 우수는 물속에서 흐르는 아랫물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만금이가(배호의 본명) 눈물·비·안개·이별 같은 가사가 많은, 우울한 편의 노래를 많이 불러서인지 실제 성격도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실제론 아주 명랑하고, 활발한 친구였죠.”(배호의 국민학교 동창 진장박)
"배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꽃 같은 여인을 두 눈 뜨고 떠나 보낼 때는 그 가슴이 어땠겠는가? 가슴이 멍들어 시커먼 상처를 안고 저승으로 갔잖아요!"(배호 팬 서상문) "배호가 병상에서 연인의 손을 잡고 떠나보내는 장면을 생각하면 내가 가슴이 아리고 지금도 눈물이 나는 걸요."ㅠㅠ
https://suhbeing.tistory.com/m/974
B :
배호 정말 대단했었죠. 배호 정도의 이야기는 한 번 읽어둘만 합니다. 가수들 이야기하다 배호 이야기 꺼내면 누구든 배호를 좋아하게 되지만 우리 나이쯤의 연배들은 배호의 개인사 드라머틱한 일생에 대해선 자세히는 알지는 못하고 우리 보다 나이가 좀 위에 있는 분들은 많이 알죠. 대략 60대 중반 넘는 분들 배호 싫어할 리 없겠죠? 배호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 새삼 알게 되어 뜻 있었심더... 전에 한번 읽었는데 또 읽어도 재미있네요. 그렇게 가긴 아까운 가수였는데......차중락 이름도 나오네요.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아~~~
2021. 5. 14. 13:12
울산과 서울 북한산에서
東浪과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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