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부의 대물림 현상과 논리,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지지하는 이들

雲靜, 仰天 2021. 3. 2. 05:53

부의 대물림 현상과 논리,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지지하는 이들

 

우연히 내가 들어가 있는 단톡방에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이라는 이의 글이 올라왔다. 아래에 올려놨다. 인터넷상에선 "서울대 학생의 한 마디"라거나 "어느 서울대 학생의 글"이라는 제목으로 떠돌고 있지만, 이 글이 정말 서울대 김종국이라는 학생이 쓴 글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설령 아니하고 하더라도 요즘 서울대생뿐만 아니라 이른바 서울의 명문대 생들이 대체로 다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글이 왜 떠돌아다니는지 맥락도 모른 채, 또 글 내용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옳지 않는 얘기인지도 모르고 맞는 글이랍시고 퍼 나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국 최고의 대학 서울대 학생이 한 말이니 맞는 말일 것이라는 잘못된 자기 확신을 가지고 말이다.

 

이 글의 내용 그리고 이 글을 퍼 나르는 이가 나와는 평소 가깝게 지내는 이라도 이건 아니다 싶어 반박하는 댓글을 달았다. 매 단락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지만, 내가 시간적으로 그럴 여유가 없어 생략하고 중요한 한두 가지에 대해서만 써서 단톡방에 올렸다. 어렵게 사는 이들이 왜 어렵게 사는지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일부라 싶어서 나의 블로그에도 올린다.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이해함에 참고가 되길 바란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김종국 학생의 글

 

나의 祖國을 위하여 나는 태극기를 들 것이다.” “어느 시대나 아무 쓸모없는 자들은 자신들의 추악한 행위를 종교나 도덕심 애국심으로 포장한다.”라고 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는 말했다.

 

우리나라의 앞날에 장애가 되는 자들은 이미 모든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국회의원, 강성귀족노조, 뒤에서 교묘하게 선동하는 주사파, 종북 세력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애국가를 부르지 않고 태극기도 들지 않는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오직 임을 위한 행진곡이요, 드는 것은 오직 저주의 깃발이다. 나는 광화문으로 간다. 6.25전쟁에 참여하신 할아버지(94) 모시고...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서 나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임진왜란 때 의병들이 선조임금과 양반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지 않았고, 3.1운동 때 국민들이 조선왕조를 위하여 일어서지 않았으며, 6.25때 이승만 대통령을 위하여 전쟁에 참여 하지 않았다. 오직 祖國을 위한 뜨거운 가슴으로 행동한 것이다.

 

지금의 이 사태를 방치하면 앞으로 누가 정권을 잡아도 저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언제나 촛불을 들어 우리 祖國 대한민국을 수렁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광우병 촛불 집회가 그랬고, 세월호 촛불 집회가 그랬고, 탄핵 촛불이 그랬다.

 

어떻게 찾은 나라고, 어떻게 지킨 나라며, 어떻게 부흥시킨 대한민국 나의 祖國인데...

 

나는 31일 광화문으로 간다. 정의로운 나라를 위하여, 아름다운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하여, 비겁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내 양심을 위하여 불의를 보면 외면하거나 주저하면 정의롭지 못하고, 불의를 방조하는 것이다.

 

나는 태극기를 들고 애국가를 부르겠다. 어느 누구가 아닌 대한민국의 영원한 번영을 위하여~

 

雲靜이 단 댓글

 

요즘 서울대, 연고대 들어간 애들은 옛날 우리가 대학 다니던 1970~80년대와 달리 부모들이 전부 대기업 사장이나 간부, 국회의원, 의사, 고관대작, 판검사의 자식들이다. 개천에 용 나던 시절은 사라진지 오래다. 요즘은 부모가 돈이 없으면 자식이 좋은 대학엔 절대로 못 들어간다. 부의 대물림이 일차적으로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 2차 대물림은 직접 재산을 물려줘서 이뤄지고 있다. 삼성의 이재용처럼 그것도 탈법, 위법, 범법, 꼼수를 통해 교묘하게 이뤄진다.

 

 

서울 관악산에 자리 잡은 서울대 정문 모습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지만 이 학교를 다시는 학생들의 가정환경, 사회의식, 정의와 공정성에 대한 인식 등은 극과 극으로 변했다.

 

자식들도 대학 들어가면 사회 정의니, 공정성이니 하는 건 눈 밖에 있고 오로지 판검사, 의사가 되거나 좋은 직장 잡아서 자기 부모가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어떻게 자신도 누릴 것인가 하는 것에만 관심을 집중한다.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여론조사를 해보니 4~5학년생들이 벌써 자신이 과연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 가서 부모가 누리는 부와 권력을 잘 누릴 수 있을지 그것이 최대의 걱정, 최대의 고민이라는 거짓말 같은 얘기도 있다. 자라면서 가장 순수하게 동심을 가꾸어야 할 그 나이에 벌써 성큼 어른들 세계에 들어와 있다니 참으로 기가 찰 일이다.

 

할배, 할매가 손자 손녀 편들듯이, 아버지 엄마가 아들 딸 키우면서 자식에겐 무조건적으로 지원해주듯이 아들딸도 자기 엄마와 아버지의 입장에 서서 말할 수밖에 없다. SKY대생들이 외치는 사회정의는 오로지 자신들의 가족과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기득권을 유지시키기 위한 것이다. 사회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고 자기 부모처럼 가진 자들을 위한 것이다.

 

또 위 김종국 학생은 마치 자기 자신이 대한민국을 지킨 듯이 이렇게 말하는 대목엔 흰 웃음이 나온다. “어떻게 찾은 나라고, 어떻게 지킨 나라며, 어떻게 부흥시킨 대한민국 나의 祖國인데...” 이건 자신이 아니라 자기 부모가 하는 얘기에 해당되는 말이다. 이 말이 내가 이 글을 이 서울대생이 쓴 게 아니라고 보는 증거 중의 하나라고 보지만 따지진 않을게.

 

나는 대한민국에서 6.25전쟁 연구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전문가다. 명문대학 출신들끼리 패거리로 뭉쳐 있는 한국학계의 연구자들 중에 국제학계에서 알아주는 이는 극소수다. 나의 이 분야 연구업적은 국내 수준을 넘어서 있다.

 

6.25전쟁의 최고 전문가가 단언하건데, 6.25전쟁 때 북한의 침략을 물리치고 조국을 지킨 것은 잘 사는 부자들이 아니라 자원해서 입대한 보통 가정의 청년들과 정말 힘없고 재산도 없고 빽도 없어 군대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당시 영관급 이상 장교들은 대부분 일제 때 일본군이나 만주군 출신들이었는데 전쟁에서 그들은 장교였기 때문에 살아남을 확률이 최소 10배 이상에서 수십 배까지 높았다.

 

따라서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사병들이었고 그들은 장교들과 나이가 비슷했다. 예를 들어 만주군 장교였던 백선엽은 20대 중반 나이에 벌써 대령계급을 달고 제1사단장을 맡고 있으면서 같은 나이 또래의 자기 부하들인 사병들을 전투에 투입시켜놓고 자신은 뒤에서 지시만 내렸다.

 

전쟁 초기인 1950627~28, 임진강 방어선을 버리고 후퇴할 때도 그는 자기와 참모들, 즉 장교들이 맨 먼저 도망치다시피 한강을 넘어 후방으로 갔다. 그때 전장에서 죽은 사병들은 전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의 청년들인데, 전부 돈이 없어 일본 유학도 못 가고, 만주군 사관학교에도 못 가고 조선에서 그냥 무지랭이처럼 살다가 전쟁에서 개죽음”(6.25전쟁 전사자들을 비아냥거리는 이들의 표현임)을 당한 셈이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대부분 영관급 이상 장교들이었고, 그들은 전쟁 후 전쟁영웅으로 대접 받으면서 국가의 권력층으로 진입해 사회지도층이 되었다. 그리곤 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과거 자신들이 일제시대 때 저질렀던 친일행위, 나라 팔아먹은 매국행위를 전부 감추고 숨겨서 갑자기 자신이 나라를 구한 절세의 호국 구국영웅이나 반공 애국자인 것처럼 치장 분식 둔갑해서 살았다.

 

이건 약과다. 그래도 전쟁에 참여한 사람은 그나마 약간의 면죄부라도 있지만 전쟁을 회피하고 재산을 가지고 도피한 자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살아남아서 자기 자식들은 절대로 군대를 보내지 않는다. 이들은 경제행위에서도 온갖 탈법과 위법으로 재산을 긁어모은 자들이 109.9. 현재 1%의 상위 부자들이 대한민국 전체 부의 90%를 움켜쥐고 있는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

 

이처럼 보통 사람들보다 비정상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훨씬 많이 가진 자, 고관대작들의 자식들이 군에 가지 않는 비율은 열 배도 넘는다. 대표적으로 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놈들 중에서도 군대 간 놈들 별로 없다. 요즘은 서울대 연고대 학생들은 군에 가지 않는 비율이 다른 지방대생들 보다 훨씬 높다. 왜냐고? 몰라서 묻냐? 다들 대학생인 지가 무슨 힘이나 있겠나 부모 잘 만나서 그렇지!

 

그런데도 이 학생들이 사회 정의를 외치고 있는데, 세상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로지 자기 눈에 보이는 기득권을 위해서, 편향적인 역사관을 가지고 정의를 외치는 것이다. 그들은 그러기 전에 제발 군대부터라도 많이들 들어갔으면 좋겠다. 부모가 군대 안 갔다 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해서 자기부터 군대 갔다 오겠다고 크게 외쳐야 된다. “아버지, 나 군대 갔다 올게요!” “갔다 와서 정신 차리고 세상을 좀 넓고 바르게 볼게요!”

 

나는 혹시라도 이런 학생이 드물게라도 있다면 그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그래 맞다! 세상은 너 네들 부모들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쌓아올린 부와 권력으로 만든 세상이 전부가 아니야. 세상에는 잘난 사람도 있지만 못난 사람도 있고, 가진 사람도 있지만 못 가진 사람도 있고, 잘 배운 사람도 있지만 못 배운 사람들이 있어. 그런데 이 세상은 지금까지 많이 가지고, 많이 배우고, 많이 권력을 갖고 있는 자들끼리 뭉쳐서 가난한 사람들을 더 못 살게 만들고 있어.”

 

그런데 더 웃긴 건 그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이 왜 그렇게 못 사는 줄도 모르고 기득권층들이 쳐 놓은 사회 구조적 틀인 언론보도나 정치적 프레임에 빠져 있는 줄도 모른 채 건전한 기득권층이 아니라 탈법과 위법의 부정한기득권층을 배부르게 하는 법과 정치를 지지하고 계속 박수 치고 표를 던져주고 있어. 니들은 제발 전체를 보는 눈을 길러서 부모가 말하는 자신들만의 정의의 틀에서 벗어나서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

 

얘야 사회의 음지에서 어렵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도 많단다. 부모님의 말씀이나 입장이 아니라 이들의 입장에서도 이들의 처지를 살펴보고 이 나라의 기득권층과 기성 정치가 정말 제대로 굴러가는지를 살펴보기 바란다. 무엇 보다 우선 군대나 갔다 와서 얘기해라!

 

2021. 2. 26. 08:48

고향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