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의 유배시 獨笑 茶山 정약용(1762~1836)은 조선조 500년을 통털어 최고 수준의 지식인이자 지성인이었다. 재주가 출중했던 만큼 鴻志도 작지 않았고, 가슴에 품은 한 또한 많았다. 다산이 만약 조선의 여느 사대부처럼 벼슬길이 평탄했다면 절대 최상급의 수많은 역저들을 내면서 최고 지성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선비를 선비답게 만들었고, 문인으로서 시적 재능이 한껏 만개될 수 있었으며, 지식이 지성으로 승화된 까닭은 환난고초의 기나긴 유배 때문이었다. 유배가 없었다면 그는 결코 조선 지성사에서 선연히 빛나는 큰 별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서양과는 다른, 사마천이 그랬던 것처럼 동양 고금의 지성사에서 보이는 찬술의 반전, 역설의 전형이다. 1801년부터 시작된 다산의 유배는 18년 쯤 지속돼 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