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의 분노와 희생은 누구에게 이용당했는가? 내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들은 것은 1980년대 초 군 전역 후의 대학시절이었다.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 맞선 데모에서 최류탄 맞아가면서 한창 돌을 던지고 다닐 때였다. 전태일은 1970년 11월 13일 법치국가라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분신한 청계천 피복노조의 노동자였다. 전태일에게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그가 당시 요즘 말로 “잘 나가는 정규직 재단사”여서 마음만 먹었으면 사장이 돼서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었음에도 자신보다 처우가 좋지 않은 소위 ‘시다’와 미싱사로 일하는 13세 전후의 소녀공들에게 자기 버스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고 자신은 12㎞가 넘는 길을 걸어서 출퇴근하는 등 약자를 배려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