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淸泠浦에서 단종을 생각하다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 귀에 익은 것이리라. 한시냐고? 아니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기억하고 있듯이 나도 중딩 때 역사시간에 이걸 외우면서 단종이라는 왕을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얼마 뒤 고딩 시절엔 일제 시기 경향신문에 연재된 1928~29년의 당시로선 스테디셀러 격인 春園 이광수의 걸작 소설『端宗哀史』를 통해 다시 한 번 단종의 왕호를 각인시켰지. 근 반세기가 지나 단종애사를 지금 다시 보니 간혹 작중 인물들 중 누가 누구인지 불명확하게 묘사한 걸로 봐선 博覽强記형의 당대 조선 최고의 지식인이었다는 춘원의 명성은 조금 부풀려 진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인다. 그런데 말이야 한국사 전공자도 아닌 내가 단..